오바마재단 작년 4천여억원 최다액 모금…"거액 기부 2명 덕분"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 기반이자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오바마센터) 건립사업의 주체인 '오바마 재단'이 지난해 기록적인 모금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유력매체 시카고 트리뷴과 선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오바마재단이 전날 공개한 2022 세금보고 자료를 인용, "오바마재단은 지난해 기부금·정부보조금 등을 통해 3억1천140만 달러(약 4천100억 원)를 모았다"며 2014년 재단이 설립되고 2017년 본격적인 모금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금액이라고 보도했다.
자료를 보면 2022년 모금액은 2021년(1억5천970만 달러)의 2배에 달하고 오바마가 백악관을 나온 2017년(2억3천200만 달러) 보다 많다.
2022년 모금액 급증은 2명의 테크놀로지 기업가들 덕분이라고 코트니 윌리엄스 재단 대변인은 밝혔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체스키가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650억 원), 유통 공룡기업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가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를 각각 추가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타임스는 "이로써 체스키는 오바마재단의 누적 기부금 순위 단독 1위에 올랐다"며 2021년까지 1위였던 베이조스는 2위로 밀렸다고 전했다.
또 2022년 주요 기부자 명단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컴캐스트NBC유니버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레고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시카고 하이드파크에 본부를 둔 오바마재단은 2016년 투자사업계 거물급 인사들을 이사로 영입하고 적극적인 모금 활동에 나서 지금까지 총 12억 달러(약 1조6천억 원)가량을 모았다.
2017년 오바마센터 건립 계획을 공개하며 제시한 당초 모금 목표액(5억 달러)의 2배 이상이다. 이들은 2021년 '개관 전 모금 목표액'을 16억 달러(약 2조1천억 원)로 상향 조정하고 "오바마센터를 지어 개관하고 각종 프로그램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돈"이라고 밝혔다.
선타임스는 "오바마재단의 지난해 운영비용은 총 6천500만 달러(약 855억 원)로 2021년 4천138만달러 보다 크게 늘었다"며 "기금모금 전문업체에 지불한 돈만 1천350만 달러(약 178억 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또 백악관 참모 출신 최고경영진의 연봉도 대폭 인상됐다.
오바마 행정부 8년간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내고 오바마재단 고문을 거쳐 2021년부터 CEO를 맡은 밸러리 재럿의 연봉은 2021년 59만2천900달러에서 2022년 75만4천 달러(약 10억 원)로 껑충 뛰었다.
백악관 정무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시마스 이사장의 연봉은 2021년 58만5천 달러에서 2022년 69만6천 달러(약 9억2천만 원)로, 로빈 코언 부이사장의 연봉은 2021년 53만5천900달러에서 2022년 65만2천 달러(약 8억6천만 원)로 각각 인상됐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영부인 비서실장을 지낸 티나 첸은 작년 7월 오바마재단 부이사장으로 합류, 5개월간 급여로 19만2천300달러(약 2억5천만 원)를 챙겼다.
트리뷴은 "오바마재단 최고경영진 급여는 어느 대통령 재단 보다 높다"고 전했다.
작말 기준 오바마재단의 순자산은 9억2천500만 달러(약 1조2천200억 원)로 추산됐다.
지난해 오바마센터 건설 비용으로는 2억2천200만 달러(약 2천900억 원)가 지출됐다.
오바마센터는 시카고 남부 미시간호변의 유서깊은 시민공원 잭슨파크 약 8만㎡ 부지에 4개 동으로 지어질 계획이다.
애초 2017년 착공해 늦어도 2021년에는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국립사적지로 지정된 잭슨파크에 기념관을 짓는 데 반발한 주민·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 좌초 위기까지 갔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격 재추진됐다.
오바마 측은 당초 계획보다 4년 이상 늦은 2021년 8월 건립 공사에 착수했고, 한 달 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열었다. 개관 목표는 2025년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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