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 우세' 여론조사에도 표정관리…"이제 시작, 의미 안 둬"

노선웅 기자 박기범 기자 2023. 8. 1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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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발표된 여론조사 2개에서 민주에 앞서
훈풍에도 '인물난' '위기론'에 지도부 고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7/뉴스1

(서울=뉴스1) 노선웅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도 표정관리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러한 훈풍에도 일각에선 '수도권 위기론'도 나오고 있는 만큼 당 지도부는 수도권 전략을 더욱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두 가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에서 모두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 앞섰다. 에이스리서치와 국민리서치그룹이 뉴시스 의뢰로 지난 6~7일 실시한 8월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별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서울은 국민의힘이 41.5%, 민주당이 34.8%를 기록해 오차범위 밖인 6.7%p 차이를 기록했다. 또 인천·경기 지역은 국민의힘이 37.6%, 민주당이 34.7%로 조사됐다.

같은 날(9일)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가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의뢰로 지난 5~6일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28.7%, 민주당은 27.7%를 기록했고, 인천·경기에서는 국민의힘 30.7%, 민주당 28.8%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1%p, 인천.경기에서 1.9%p 차이로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에 앞섰다.

하지만 이러한 훈풍에도 당 지도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총선까지는 8개월이나 남은데다, 일부 당 관계자와 수도권 의원들이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하며 각성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진인 윤상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8개월 남짓한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며 "국민의힘이 이기는 총선을 위해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인재영입과 정책발굴에 만전을 기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집권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인 안철수 의원도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수도권 인물난이 심각한데 김기현 지도부의 인재영입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여기에 조강특위가 사고당협에 대한 추가공모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보강 차 이달 말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또 한 번 추가 공모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수도권 인물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사고 당협 36개 중 수도권이 26곳으로 가장 많은 상황에서 이러한 인물난 지적은 뼈아프다는 분석이다.

또 당장의 좋은 분위기는 민주당 혁신위의 '노임폄훼 논란'에 의한 반사이익이란 분석도 있다. 에이스리서치와 국민리서치그룹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같은 민주당 혁신위 논란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9.1%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44.3%)보다 많았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57.1%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해 반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부 한 의원은 수도권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의미를 두진 않는다"며 "민주당이 지금 현재 혁신위에서 벌어지는 온갖 설화, 혁신은 없고 이재명 방탄만 있는 혁신위 활동으로 인한 갈등이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의원도 "우리가 지금 앞선다고 하는데 김은경 혁신위원장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지, 우리 지지도가 그렇게 탄탄하지 않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양새다.

아울러 국민의힘 계열 보수당이 19대 총선 이후 10년 넘게 수도권에서 계속 고전해온 역사가 있다는 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19대 총선에선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정권 후기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수도권은 직전 81석 대비 43석으로 줄었다. 20대·21대 총선에서도 수도권은 각각 35석, 16석으로 계속 줄었다.

특히 20대 총선의 경우 총선 직전 계파 갈등 속 무리한 공천으로 잡음이 터져 나오자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당대표 직인을 들고 잠적하는 '옥새 파동'으로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새누리당 선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이같은 선거 직전 공천 잡음이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지금의 상황과 닮아있어 더욱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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