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자처럼"… 은은하게 과시하는 '올드머니룩' 뜬다
10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용한 명품을 뜻하는 '스텔스 럭셔리', 오랫 동안 부를 축적한 상류층에서 즐겨 입을 법한 클래식한 스타일인 '올드머니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올드머니룩은 화려한 컬러나 패턴 대신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이른바 '찐부자' 스타일이다. 상류층의 고급 취미인 승마, 요트 등을 즐길 때 입던 패션에서 발전했다. 실크, 캐시미어, 고급 린넨 등 고가 소재를 사용한 클래식한 아이템, 원색 대신 베이지·화이트·브라운 등 튀지 않는 색상을 선호한다.
이런 트렌드가 반영돼 겨울 소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캐시미어 소재가 한여름에도 인기다. '섬유의 보물'이라고도 불리는 캐시미어 소재는 카슈미르 지방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산양에서 나온 털을 말한다. 생산량의 한계와 희소성 때문에 다른 소재에 비해 가치를 인정받고 최고급 패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최근에는 캐시미어를 혁신적으로 얇게 제작하는 직조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한여름에도 즐겨 입을 수 있는 두께로 재탄생하고 있다. 얇고 섬세하면서도 탄탄하고 견고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됨에 따라 여름철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는 것.
LF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이 성숙하면서 로고 열풍의 반대급부로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의 아는 사람만 아는 명품이 일각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라며 "튀지 않는 스텔스 럭셔리의 필수 조건은 높아진 기준의 소비자들의 안목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수한 품질의 소재감"이라고 설명했다.
검색량 증가와 함께 캐시미어, 트위드 관련 상품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는 추세다. 고급스러운 소재감을 자랑하는 '틸아이다이'의 캐시미어 반소매 카디건은 이번 여름에만 6차 판매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드머니룩은 고급스럽고 세련되지만 튀지 않고 티가 안 나게 입는 것이 포인트"라면서 "드러내고 과시하는 최신 유행의 명품룩 대신 좋은 소재와 유행을 타지 않는 실루엣을 사용한 룩으로 이번 가을과 겨울까지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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