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스포츠]이건 현실인가, 가상인가…VR 에베레스트 등반에 식은땀 ‘줄줄’
편집자주
지금은 디지털 혁명 시대다. 국민 건강에 중요한 생활스포츠도 언제까지 날씨와 환경에 제약을 받으며 할 수만은 없기에 디지털 변환이 시작됐다. 한정된 공간에서도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생소한 종목일지라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실감형 스포츠가 핵심이다. 디지털로 레벨업을 이룬 생활스포츠, 그 현장을 다녀왔다.
대한체육회와 강원 속초시가 손잡고 속초 척산생활체육관에 조성한 실감형 스포츠체험관인 ‘스포츠 넥스트 레벨’이 지난 1일부터 일반 이용객에게 문을 열었다. 개관일 첫날 찾은 현장은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생활체육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했던 이용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척산생활체육관 1층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 클라이밍, 브레이킹, 스케이트보드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스포츠 넥스트 레벨에서 이용객이 많이 몰리는 곳은 클라이밍이다. 특히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고 실제 코스를 기반으로 한 에베레스트를 실감 나게 등반할 수 있는 ‘VR 에베레스트(클라이밍)’ 공간의 대기줄이 가장 길었다.
직접 체험한 VR 에베레스트는 ‘뭐 얼마나 진짜 같을까’라는 의심을 한 번에 지웠다. VR 장비로 들여다본 영상은 마치 현실 에베레스트로 옮겨놓은 듯했다. 영상 속 내용에 따라 이동하며 등산 로프를 잡고 오르고, 사다리도 올랐다.
가상이었지만 밑을 내려다보니 낭떠러지라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수직 빙벽을 피켈(등반용 얼음 도끼)로 오르는 코스는 무섭고 난도도 높아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꾸역꾸역 올라간 뒤 정상에 올라 태극기를 꽂는 순간은 진짜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실제 이용객의 만족도도 높았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재욱(13)군은 “빙벽을 짚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직접 산을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알고 있었던 에베레스트를 현실처럼 경험해 신기했고, 무서움은 전혀 없었다. 원래 등산은 힘들어서 안 좋아했지만 이런 체험은 너무 좋다”고 말했다.
클라이밍의 또 다른 프로그램 ‘이머시브 볼더링’은 암벽등반 기술을 쉽게 습득할 수 있었다. 화려한 조명으로 잡아야 할 ‘홀드’를 알려주기 때문에 처음 경험하는 이용객도 즐겁게 체험했다. 정승기(53)씨는 “아이들이 다른 곳에서 하는 걸 구경할 때 어디를 잡아야 할지 안내가 없었는데 여기는 잡아야 할 곳에 불빛이 들어오니까 한결 수월했다. 어릴 때 벽 타고 놀기만 했지, 클라이밍을 처음 해 봤다. 손가락 힘만 있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을 하다 무릎에 살짝 상처가 난 안성준(13)군은 ‘그래도 또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네”라고 답하면서 “높이 올라가도 무섭지 않다”고 강조했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브레이킹은 증강현실(AR) 프로그램을 통해 수준별로 안무를 배울 수 있다. 나란히 서서 댄스 호흡을 맞춘 부녀는 ‘360도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문석(40)씨는 “딸이 요즘 유튜브 같은 걸 보면서 많이 추길래 옆에서 같이 하고 있다”고 웃었다. 딸 김현서(9)양은 “음악이 신나서 좋다”며 “다음엔 친구들과도 함께 오고 싶다”고 했다.
스케이트보드 존에서는 30m 길이의 레일 위에서 기초 주행기술을 습득하고, VR 장비를 착용한 채 시뮬레이터에 올라 실제 선수가 촬영한 화면을 토대로 보딩 기술을 실감 나게 경험할 수 있다. 박원범(19)군은 “레일이 있고, 안내대로 발을 들고 달리면 초보자들도 하기 쉬울 것 같다”며 “커브를 돌 때 몸을 어떻게 기울여야 하는지, 어떤 느낌으로 타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속초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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