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액 세금 낭비로 끝난 ‘상생형 일자리’, 기업만이 일자리 만든다

조선일보 2023. 8. 1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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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형 일자리가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수요맞춤형 공모에 선정돼 4억원의 국비를 추가 확보했다.(군산시제공) 2023.3.3/뉴스1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고 일자리는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핵심 참여 기업인 에디슨모터스가 자금난으로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가 빌린 돈 100억원을 전북도가 대신 갚아줬다. 이 회사엔 주로 지난 정부 시절 고용부·산업부·지자체 등이 1900억원 넘는 돈을 각종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회사의 군산 공장은 자금난으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실정이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2021년 전북도·군산시와 함께 군산에 전기차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며 추진한 것이다. 2024년까지 5412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1714개와 전기차 32만대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문 대통령은 2021년 에디슨모터스 군산 공장 준공 당시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에디슨모터스 공장이 증명했다”고 축사를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4만대 생산 목표는 실제 2046대 생산에 그쳐 0.8%에 불과했다. 1704개를 만들겠다는 일자리는 287개뿐이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에디슨모터스 등은 광고했던 것과 달리 미래형 자동차 산업 기술이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을 조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마저 대량으로 조립할 수 있는 생산 라인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군산형 일자리 연구 개발 지원 사업으로 모두 2600여 억원이 수십억원씩 쪼개져 참여 기업에 지원됐으나 실적은 불투명하다고 한다. 한심하고 암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애초에 되지 않을 일을 시작한 탓이다.

지난 정부가 추진한 상생형 일자리 사업엔 군산을 포함해 광주·횡성·밀양·부산·신안 등 6곳이 선정돼 있다. 이 중에서 어느 정도 돌아가는 것은 ‘광주형’인데 이는 현대차가 일정 물량을 보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니면 벌써 좌초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이 핵심이다. 세금으로 억지로 만드는 만드는 것은 가짜다. 좋은 일자리는 노동과 규제 개혁이 이뤄져 기업이 투자하게 되면 저절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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