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냉동車 동원 등 尹, 5차례 지시 내려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와 관련해 첫 지시를 내린 것은 지난 4일이었다. 현장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하고 각국 학부모와 참가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여름휴가 중이던 윤 대통령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윤 대통령부터 시작된 톱다운(하향식) 방식의 지시를 계기로 공직사회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그러나 잼버리의 자율 정신은 실종됐고, 대통령이 움직여야 말단 공무원까지 움직이는 우리 공직 사회의 취약점도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냉장·냉동 탑차 무제한 공급’ 등 첫 지시 이후 휴가 마지막 날인 8일까지 5번 지시를 내렸다. 하루 한 번꼴이었다. 애초 대통령실은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이 불거진 3일까지만 해도 “폭염 대책 등은 담당 부처 차원에서 대응할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한덕수 총리가 잼버리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현장에 머무르며 상황을 지휘하도록 하고, 공병대를 파견해 편의시설 증설 등을 지시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장 사정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윤 대통령이 나서서 4일 한 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하라”고 하면서 잼버리 문제는 조직위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 대응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와 이 장관 등 정부의 안전관리 컨트롤타워가 새만금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문제점 개선에 나서게 됐다.
윤 대통령은 영국, 미국, 싱가포르 대원들 철수 소식이 전해진 5일에는 서울을 포함한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관광 프로그램 긴급 추가를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시 사항이 연이어 나가면서 공무원뿐 아니라 기업이나 종교계, 지자체도 발 빠르게 전방위 지원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도 공직 사회가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민낯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후 잼버리 대회는 안정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 예보가 나오면서 정부가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됐다. 윤 대통령은 7일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대원들을 새만금 야영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수송·숙식·문화체험 등 비상대책반 가동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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