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합병 지연 대한항공 “티웨이에 화물기 제공”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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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승인받기 위해 티웨이항공에 "화물기를 제공하겠다"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을 설득하고 있는 것은 EU가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 화물사업자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타사에 대여해 준다는 말까지 나오니 경쟁력 하락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통합이 성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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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사업자로 티웨이 지원 약속
대한항공 내부선 “출혈 과해” 우려
심사 장기화에 아시아나는 ‘줄퇴사’
● 대한항공 내부서도 “어디까지 내줘야 하나”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티웨이항공에 B747 및 B777 화물기 제공을 약속하며 화물사업 진출을 제안했다. 티웨이항공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냈다.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을 설득하고 있는 것은 EU가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 화물사업자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EU는 화물 부문 경쟁제한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한항공은 6월 말 EU에 심사 연장을 신청한 후 방안을 고민해 왔다. 결국 해외 경쟁당국의 요구수준을 맞추기 위해 화물기를 통째 제공하는 제안을 하는 데까지 이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여객 부문에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제기되는 경우 상당수 노선과 운수권을 포기해 왔다.
이에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타사에 대여해 준다는 말까지 나오니 경쟁력 하락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통합이 성사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것저것 다 퍼주다 보면 결국 남 좋은 일만 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부 구성원 중 출혈이 과한 통합을 원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만약 통합이 안 됐을 때는 또 대한항공이 책임을 다 져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경쟁당국과 협의중인 구체적 시정조치안은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며, 당사는 최종승인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심사 길어지는 사이 아시아나도 경쟁력 하락
대한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인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의 경쟁력도 동반 악화하고 있다.
우선 통합이 마무리되기 전엔 신규 항공기 도입을 하지 못해 노선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에어부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26대 항공기 중 5대를 반납했다. 에어서울은 수년째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경우 에어부산은 2019년부터, 에어서울은 2017년부터 임금동결 상태다. 에어부산이 2분기(4∼6월) 최대 실적을 냈다지만 업계에서는 “갑작스럽게 뛴 항공료와 줄어든 인건비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성원들의 줄퇴사로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 계열 항공 3사의 경우 외연 확장이 안 되다 보니 하루걸러 한 명씩 사표를 낸다고 한다”며 “매일매일이 환송회”라고 전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객실 승무원이 부족해 지상직으로 직군을 전환했던 옛 승무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요청으로 삼일회계법인에 자금 상황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리스 만료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를 반납하라고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산업은행은 “통합과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통합 최종 무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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