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슈퍼칩’ 공개 삼성-SK ‘업계 최고 낸드’ 선보여

곽도영 기자 2023. 8. 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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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를 앞두고 관련 업계의 첨단기술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방대한 용량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학습·처리해야 하는 AI 컴퓨팅 관련 시스템 반도체 시장과 이를 뒷받침할 첨단 메모리 반도체 시장 모두 전운이 감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콘퍼런스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AI 시장을 겨냥한 최첨단 낸드 기술을 앞다퉈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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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기술경쟁 가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그래프 2023’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를 앞두고 관련 업계의 첨단기술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방대한 용량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학습·처리해야 하는 AI 컴퓨팅 관련 시스템 반도체 시장과 이를 뒷받침할 첨단 메모리 반도체 시장 모두 전운이 감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그래픽 콘퍼런스 ‘시그래프 2023’에서 차세대 AI 반도체인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공개했다.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141GB(기가바이트)급 메모리를 결합해 생성형 AI 구동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가졌다. 초당 5TB(테라바이트) 속도로 정보에 접근하는 고대역폭 메모리 ‘HBM3e’도 탑재됐다.

엔비디아는 이 슈퍼칩을 내년 2분기(4∼6월)에 생산할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원하는 거의 모든 대규모 언어 모델을 여기에 넣으면 ‘미친 듯이’ 추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언어 모델을 추론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송용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삼성전자
글로벌 AI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수요의 성장세가 공급을 뛰어넘고 있어 미국 후발 주자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달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사 수 AMD CEO는 올해 4분기(10∼12월)부터 AI 반도체 ‘MI300’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I300은 엔비디아의 현 제품인 H100과 경쟁할 상대임을 내비쳤다. 인텔도 2019년 이스라엘 AI 반도체 스타트업 하바나랩스를 인수해 지난해 5월 ‘가우디2’를 출시하는 등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업계에도 AI 성장세는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 처리를 받쳐줄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 수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콘퍼런스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AI 시장을 겨냥한 최첨단 낸드 기술을 앞다퉈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서밋에서 업계 최고 성능의 PCIe 5.0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PM9D3a’를 처음 선보였다. 8세대 V낸드 기반으로 전 세대 제품 대비 성능이 2배 향상됐다. 송용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고객과의 전방위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 제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업계 첫 321단 낸드플래시 개발 시제품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이날 ‘321단 4D 낸드’ 샘플을 공개하며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2025년 상반기(1∼6월) 양산이 목표다.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더 높은 단수로 적층할수록 한 개의 칩으로 더 큰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메모리 업계의 낸드 양산 수준은 200단 중반이다. 삼성전자는 200단 후반대로 추정되는 9세대 V낸드를 2024년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양산 중인 현존 최고층 238단 낸드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321단 낸드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적층 한계를 다시 한 번 돌파해 SK하이닉스가 300단대 낸드 시대를 열고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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