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마 폭염에 태풍까지, 겹고통 이웃 먼저 배려하자

2023. 8.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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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동서로 양분하면서 남에서 북으로 종단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카눈이 10일 오전 3시 통영 남쪽 120㎞ 해상에 이르렀을 때 카눈 태풍 중앙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65hPa(헥토파스칼)과 37㎧일 것으로 분석한다.

카눈은 11년 전인 2012년 9월 17일 경남 진주 인근에 상륙해 경상·강원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줬던 태풍 '산바'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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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강한 ‘카눈’ 한반도 전체 영향, 피해 최소화하고 복구도 빈틈없이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동서로 양분하면서 남에서 북으로 종단할 전망이다.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북서쪽 40㎞ 지점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카눈이 10일 오전 3시 통영 남쪽 120㎞ 해상에 이르렀을 때 카눈 태풍 중앙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65hPa(헥토파스칼)과 37㎧일 것으로 분석한다. 카눈 상륙 시점의 위력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강’ 등급이지만 이동 속도는 일반 태풍의 절반 수준인 시속 15~20㎞에 그친다. 태풍이 내륙에 진입한다면 최대한 빨리 지나가야 피해가 덜한데 카눈의 예상속도는 지나치게 느리다. 강풍과 폭우의 직격탄을 받는 남부권을 비롯해 전국이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부산에는 오늘 오전 10시께 가장 근접할 예정이다.

카눈은 11년 전인 2012년 9월 17일 경남 진주 인근에 상륙해 경상·강원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줬던 태풍 ‘산바’와 닮았다. 산바가 국내 상륙했을 당시 이번 태풍 카눈과 같은 강도 ‘강’의 위력으로 남해안부터 경상, 강원도를 초토화시켰다. 2명이 사망하고 3800여 명의 이재민 3000대가량 차량 침수 등 3600억 원의 피해를 냈다. 50만 가구가 정전됐고, 1만 2000세대에서는 한동안 물이 끊기기도 했다. 이런 엄청난 피해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될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태풍 경보 최고 단계에 맞춰 재해 예방의 고삐를 단단히 죄어야겠다.

정부와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초비상이다. 대통령실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고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산사태와 침수 등 재해우려 지역을 긴급 점검하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하천 주변과 산비탈 등 취약지대를 꼼꼼히 살피고 산책로나 둔치 주차장 등을 선제적으로 통제해야 하겠다. 무엇보다 부산과 울산은 원자력발전소 밀집 지역인 만큼 안전 점검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2020년 태풍 ‘마이삭’ 여파로 부산 신고리 1·2호기와 고리 3·4호기 가동이 잇따라 중지된 전례가 있어 원전 사고 우려가 더욱 높은 상황이다.

올 여름 이미 장마와 폭염 등으로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지난달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47명이 목숨을 잃었고 산사태와 댐 범람 등으로 이재민과 재산 피해가 컸다. 무엇보다 더 이상 인재가 되풀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정부와 지자체 경찰 중 어느 한 곳에서 통행금지만 제때 시켰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특히 장마철에 약해진 곳곳의 지반에 이번 태풍으로 물 폭탄이 더해지면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모른다. 부산은 산을 개발한 고지대나 경사가 심한 곳에 위치한 주택가와 아파트가 많아 만반의 태세가 요구된다. 상습침수지역과 산사태 발생 우려지역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세심한 보호와 대책이 필요하다. 유사시 위험지역 주민 대피 계획도 잘 작동돼야 할 것이다. 피해 예방만큼 복구도 중요하다.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보살피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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