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콧등치기국수 /황순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강원도 정선의 향토 음식인 콧등치기국수는 '훅'하고 빨아 당기면 뻣뻣한 국수 가락이 콧등을 한번 툭 치고 입으로 쏙 빨려 들어간다고 해서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지만 이면에는 그 지역의 슬픔을 안고 있다.
요즘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니 그 시절의 추억만 콧등치기 국수에 소복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치대면 치댈수록 가난은 쫄깃했다
장마에 말린 눈물 고명으로 넘치는데
비워낸 막사발 위에 고명으로 얹힌 허기
탱글한 국수 가락 콧등을 치는 바람
덜 퍼진 시간들의 안부가 눅진하다
싸락별 쏟아지듯이 메밀꽃향 넘치는
강원도 정선의 향토 음식인 콧등치기국수는 ‘훅’하고 빨아 당기면 뻣뻣한 국수 가락이 콧등을 한번 툭 치고 입으로 쏙 빨려 들어간다고 해서 붙여진 재미있는 이름이지만 이면에는 그 지역의 슬픔을 안고 있다.
치대면 치댈수록 가난은 쫄깃했다는 시인의 말처럼 70년대만 해도 정선은 워낙 오지여서 가난을 운명으로 여기고 살았다. 밥은 고사하고 그나마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나 된장을 푼 국물에 메밀로 만든 국수로 간혹 배고픔을 달랬지만 비워낸 막사발에는 늘 허기가 고명으로 얹혔는지 돌아서면 다시 허기가 졌을 것이다.
요즘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니 그 시절의 추억만 콧등치기 국수에 소복하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