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지선 와이파이 안 터지니… 잼버리서 물보다 ‘유심칩’ 불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폭염 속에서 가장 많이 산 상품은 무엇일까. 생수도, 아이스크림도, 얼음도 아닌 휴대전화 유심(USIM)이었다. 열악한 부대시설과 폭염에 시달리다 태풍 예고로 결국 전국으로 흩어지게 된 이번 잼버리 참가자들은 지난달 31일~지난 7일 새만금 행사장 내 6개 임시 GS25 편의점 매장에서 유심을 가장 많이 구입(매출액 기준)했다. 그다음이 컵얼음, 코카콜라, 포카리스웨트 등으로 집계됐다.
도대체 폭염 속에서 유심이 얼음보다 더 많이 팔린 이유는 뭘까. 유심은 선불 요금을 내고 방문국의 전화번호를 부여받아 일정 기간 일정량의 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칩이다. 우리나라는 곳곳에서 잘 잡히는 무료 공공 와이파이로 유명한 ‘통신 강국’인데, 정작 잼버리 축제가 열린 새만금 행사장에는 와이파이 인프라를 사전에 충분히 구축해놓지 않아 참가자들이 따로 유심을 사게 만든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잼버리 행사장은 여의도 면적의 약 3배(267만평)였지만, 와이파이용 기지국이 대집회장과 체험장 주변에 집중되면서 이곳을 벗어난 구역은 와이파이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작 참가자들의 숙소였던 야영지나 행사장 외곽에선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기지국의 커버 반경이 대략 150~200m인데, 통신장비 후원사인 KT가 잼버리 조직위로부터 발주받은 와이파이 기지국 수는 116개에 불과했다. 이후 KT가 와이파이 기지국 150개를 추가로 설치하고 SK텔레콤·LG유플러스까지 나서 통신 3사가 현장 참가자들에게 휴대용 와이파이 기기(에그) 수백 개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통신업계에선 “잼버리 조직위가 제대로 와이파이 인프라 발주를 하지 않은 측면이 크다”고 설명한다. 조직위는 잼버리 사업비(1171억원) 중 740억원 이상을 조직위 운영비에 쓴 반면, 야영장 시설에는 129억원 정도만 투입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모의 행사장을 커버하려면 기지국을 얼마나 구축해야 하는지 통신업체들이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처음부터 제대로 조언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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