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100곳의 힘… 쿠팡 ‘4연속 흑자’
쿠팡이 올 2분기(4~6월)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수년 동안 매년 수천억원 적자를 이어가던 쿠팡은 작년 3분기 첫 흑자를 냈다. 이후에도 올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흑자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가 예상된다. 쿠팡의 흑자 전환은 6조원 넘는 돈을 들여 전국 30여 곳에 100여 개 물류센터를 구축해 다른 업체보다 넓은 배송 지역을 확보한 ‘선(先) 투자 효과’와 최근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따라 하기 시작한 ‘멤버십 제도’를 통한 충성 고객 확보, 신사업으로 내놓은 쿠팡이츠(음식 배달 서비스)와 쿠팡플레이(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고객 이탈을 막는 시너지가 발휘된 덕분이라는 평가다.
◇분기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
쿠팡은 2분기 매출이 7조6749억원으로 작년 2분기(6조3500억원)보다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분기로 역대 최대 매출이다. 작년 847억원 영업손실은 1940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작년 3분기(1037억원) 흑자 전환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냈고, 그 폭도 커졌다. 쿠팡은 “분기별 활성 고객 수(한 번이라도 쿠팡을 이용해 본 사람)는 전년 동기(1788만명)보다 10% 늘어난 1971만명으로 2000만명에 육박했다”며 “고객 1인당 매출도 38만9100원으로 5%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주력 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 등 상품 판매 부문 2분기 매출은 7조4694억원으로 21% 증가했다.
다른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이 아직 흑자 전환하지 못한 상태에서 쿠팡이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해 온 물류센터를 통한 ‘길목 선점’과 와우 멤버십을 통한 ‘록인(Lock-in·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익숙해져 다른 서비스로 이탈하지 못하는 것) 효과’ 덕분이다. 지난 2014년 로켓 배송을 시작한 쿠팡은 지금까지 6조2000억원을 들여 전국 30여 지역에 100여 개 물류센터를 조성했다. 쿠팡은 “우리나라 국민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0분 거리에 거주할 정도로 물류센터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2018년 2900원에 내놓은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멤버십’ 고객에게 무료 배송·반품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충성 고객 수도 급증했다.
◇성장 둔화하는 이커머스 시장
쿠팡이 연간으로 흑자 전환 기대가 커졌지만 코로나 기간 분기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점점 둔화한다는 점은 쿠팡 입장에서 고민거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이후 10~20% 증가율을 보이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작년 4분기 6.3%로 떨어졌고, 올 1~2분기에도 7%대에 머물렀다. 온라인 침투율(전체 소비액 중 온라인 구매 비율) 역시 2019년 22.4%에서 올 6월 24.8%로 사실상 정체 상태다.
쿠팡이츠·쿠팡플레이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 등 쿠팡의 신사업 부진도 고민거리다. 쿠팡의 신사업 부문 2분기 매출은 2054억원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했고, 1411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2분기보다 3배 이상 커진 수치이다. 투자 비용과 프로모션비 등이 대폭 증가한 탓이다. 이런 쿠팡의 신사업 확대가 장기적으로 수익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해외에서도 무료 배송 같은 대규모 투자는 회사 전체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쿠팡에 대한 경쟁 업체의 견제도 거세다. 올해 1분기 기준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쿠팡이 21.8%로 1위다. 지난 2021년 쿠팡에 이커머스 시장 1위 자리를 뺏긴 네이버는 멤버십과 자체 결제 시스템 등을 강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고, G마켓과 옥션을 인수한 SSG닷컴은 이마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을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체 유통 시장으로 보면 아직 쿠팡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4.4%)에 불과하다”며 “우리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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