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작가 파업에도… 할리우드 ‘점령’하는 AI
구글과 유니버설 뮤직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업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인 ‘딥페이크(deep fake)’ 음악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이다. 딥페이크 음악은 생성형 AI로 아티스트의 목소리나 기존 음악을 이용해 노래를 만드는 것으로, 저작권자 동의 없이 창작물을 만들어내 가수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팬들이 AI로 합법적으로 노래를 만들고 저작권 소유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두 회사의 목표다. 대중음악계가 생성형 AI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인 음반사 유니버설 뮤직이 선제적으로 AI를 받아들인 것이다.
할리우드에서 “AI가 일자리를 뺏어간다”며 배우와 작가들이 파업까지 벌이고 있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각 분야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대본 작성, 영상 작업 등에 AI가 활용되면 콘텐츠 기획·제작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리서치앤드마케츠에 따르면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AI 시장은 2021년 179억2700만 달러(약 23조6000억원)에서 2028년 1244억83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영화 예산, 개봉 시기도 AI가 정한다?
월트 디즈니는 올해 초 인공지능(AI)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TF는 사내용 AI 애플리케이션(앱) 개발과 신생 기업과의 협업 업무를 담당한다. 로이터통신은 “AI는 3억 달러에 달하는 영화 제작 비용을 관리하고 비용 절감까지 실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했다.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에도 AI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디즈니랜드에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말하는 나무 캐릭터 ‘그루트’를 본뜬 AI 로봇이 고객 응대를 하는 식이다.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을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고, 유튜브 크레에이터에게 만들면 좋을 동영상을 추천해주는 생성형 AI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브러더스, 20세기 폭스, 유니버설과 같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제작사들은 남가주대(USC)에 AI를 활용해 TV와 영화 이용자들이 어떻게 소문을 내는지, 언제 영화를 개봉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AI 기관을 만들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ETC(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라고 불리는 이 연구소는 기존의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앞으로 흥행할 영화 장르와 방향을 제시하거나 작품에 적합한 배우들을 추천하는 AI 도구도 개발하고 잇다.
AI가 필수가 되면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관련 인력 확보에도 공격적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연봉 30만~90만 달러를 내걸고 AI 관리자 구인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예전부터 콘텐츠 추천에 AI와 알고리즘을 활용했지만 이제 콘텐츠 제작에도 AI를 쓰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AI가 사람들의 선호도나 흥행 성적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 방향을 설정하거나 제작비 규모를 추산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디즈니도 AI와 머신러닝 관련해 11건의 채용 공고를 냈다.
◇국내에선 웹툰 제작에 AI 도입 활발
생성형 AI 덕분에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국내 웹툰 업계에서도 AI에 대한 반발이 크지만 웹툰 관련 기업들은 오히려 AI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AI 브랜드 ‘헬릭스’를 론칭하고 웹툰·웹소설을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순히 독자가 등록한 관심 작품에 따라 추천하는 대신, AI가 독자의 열람·구매·방문 정보를 학습해 이를 바탕으로 가장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을 제시한다. 네이버웹툰은 자동 채색 툴 ‘웹툰 AI 페인터’를 포함해 배경 그리기, 펜 선 등 창작을 돕는 여러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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