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처럼… AI도 모든 소프트웨어의 기본 될 것”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 투자社
‘GFT벤처스’ 음재훈 대표
“1~2년 안에 ‘AI 기업’이란 카테고리 자체가 없어질 겁니다. 인터넷, 모바일이 처음 나왔을 때 그랬던 것처럼 조만간 AI는 모든 소프트웨어(SW)에 기본적으로 활용될 테니까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첨단 기술 투자사 GFT벤처스의 음재훈 대표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뒤처질까 봐 걱정한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마치 우리가 숨 쉬는 것처럼 AI가 일상에 빠르게 퍼질 것이란 얘기다.
GFT벤처스는 최근 1억4000만달러(약 1800억원)의 투자 자금 유치를 완료했다. 당초 목표였던 1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금액이다. 작년 말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AI가 확 뜨면서, AI에 집중 투자하는 GFT벤처스에 투자금이 쏠린 것이다. 미래에셋, 네이버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등 다수의 국내외 기업, 기관, 개인들이 출자에 참여했다.
음 대표는 “AI가 다가오는 것을 목도하는 기업들은 금융, 통신, 에너지, 유통 등 각자의 사업에 AI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미리 보고 싶어한다”며 “물론 투자 수익도 내야 하지만, 출자사들의 중요한 주문 중 한 가지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눈’과 ‘귀’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3월 그는 엔비디아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총괄했던 제프 허브스트(Herbst) 부사장과 함께 GFT벤처스를 설립했다. 음 대표는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 출신으로 삼성벤처스 미주 대표를 거쳐 벤처투자사 트랜스링크캐피털을 공동 창업하는 등 실리콘밸리에서 20여 년간 투자해왔다.
이번 투자는 첨단 AI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 대상이다. 그는 “현재 AI 분야에 버블(bubble·거품)이 많다”며 “최근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면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GPT 같은 LLM(거대 언어모델)은 공통적으로 광범위한 데이터를 소화해 뭐든 그럴 듯한 답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확도나 깊이는 매우 낮은 ‘제너럴리스트’로, 기업 고객들은 이보다 훨씬 전문성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합니다. 결국 농업, 미디어, 핀테크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기업들이 돈을 더 잘 벌 겁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1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을 때 추가 매출이 얼마나 발생할지 알기 어렵지만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식의 매우 구체적인 설루션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정치적 갈등을 빚고 성장 정체를 보이는 중국 AI 기업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음 대표는 “AI 애플리케이션의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인데, 중국의 데이터 보유량은 어느 나라와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미국의 대중 제재가 이를 최대한 더디게 만드는 효과는 있지만, 100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효율성이 중국의 최대 강점”이라고 했다. 또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도 AI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좋은 인력이 몰리고 있어 상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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