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성경에도 가짜 뉴스는 있었다
오늘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급속도로 퍼지며 이를 통해 조작된 거짓 정보, 일명 가짜 뉴스를 유포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 과거 광우병 논란, 악성 루머, 허위 사실 유포 등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개인의 명예 훼손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많은 언론사와 정보기관에는 뉴스 검증을 위한 팩트체크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쓰나미와 같은 정보 홍수 시대에 정보를 찾는 능력보다 정보의 참과 거짓을 식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 세상이다.
성경의 첫 이야기인 창세기에서는 첫 번째 가짜 뉴스를 만들어낸 ‘교활한 뱀’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느님께서 아담에게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창세 2,17)고 하셨다. 그런데 뱀은 하느님의 말씀을 왜곡하며 여자 하와를 혼란스럽게 한다. “하느님께서 ‘너희는 동산의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이냐”(창세 3, 1)라며 ‘하나의’ 나무가 아닌 ‘어떤’ 나무라고 살며시 그 말씀을 왜곡한다.
하와는 뱀의 말을 정정한다.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 열매만은 ‘너희가 죽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만지지도 마라’ 하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창세 3, 2) 뱀은 포기하지 않고 여자를 안심시키는 거짓말을 한다. “너희는 결코 죽지 않는다.”(창세 3, 4)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창세 3, 5) 마침내 여자는 뱀의 매혹적인 꾐에 넘어가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약속에 대해 의심한다. “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창세 3, 6) 여자는 결국 하느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만다. 이로써 하느님과 이웃, 사회와 피조물을 거스르는 수많은 형태의 악행으로 이어지는 비극적 역사가 시작된다.
이러한 성경 이야기는 해롭지 않은 허위 정보는 없고, 오히려 거짓에 대한 신뢰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진리의 왜곡은 아무리 경미해 보일지라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 옛날에 기록된 성경에서도 경고한다. 하물며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 이런 가짜 뉴스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세월호 사고 때 등장한 노래 가사를 기억할 것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바로 끊임없이 빛과 참, 그리고 진실을 찾는 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로 “거짓 바이러스에 대한 근본적인 해독제는 진리로써 정화되는 것”이라 표현한다.
진리는 사물을 판단해 참이나 거짓을 규명하는 것, 숨겨진 것에 빛을 비추는 것뿐만 아니라 진실로 누군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진리 속에 거짓이 있을 수 없고, 오히려 서로를 지켜주겠다는 책임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진리에 대한 책임감 있는 우리, 언론 매체, 그리고 정부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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