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긴축 종료 이후의 통화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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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행보가 주춤해지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의 기량(물가안정에서는 탁월하다)을 벗어난 고용확대 문제나 자연금리 하락에 따른 통화정책의 제약과 부작용, 그리고 금융시장의 과도한 유동성 의존성 및 민주주의와의 충돌위험 등은 결국 거시경제 관리의 또 다른 축인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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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행보가 주춤해지고 있다. 물론 완고한 근원물가나 양호한 고용 및 경제지표로 인해 여전히 추가 금리인상을 점치는 시각도 남아 있지만 적어도 금리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넘어섰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아직은 막연하지만 점차 금리인상 종료 이후의 통화정책 과제나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내에서 번역된 '버냉키의 21세기 통화정책'이 주목을 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견인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이 책을 통해 196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진화에 주목하면서 21세기 통화정책의 도전과 과제를 크게 4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최근의 인플레이션 쇼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물가와 고용간 연관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물가안정에 치중하면서 고용을 등한시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 이어진다. 둘째는 위와 결부된 문제지만 자연금리 혹은 균형금리의 추세적 하락이다. 이는 명목금리의 실효하단 문제로 인해 통화정책을 제약하고 그 결과 양적 완화와 포워드 가이던스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가세했지만 그 성패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셋째는 금융불안 위험의 증가인데 사실 금융안정은 중앙은행의 기본적 설립목적이다. 하지만 과도한 유동성 및 저금리 지원으로 오히려 금융취약성만 가중된 것은 아닌가. 거시건전성 강화로 나름의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허점도 만만찮다. 마지막은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난 중앙은행의 독립성으로서 동시에 전문 기술관료의 주도로 인한 '민주주의의 결손'(democracy deficit)에 대한 염려도 크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편중된 경제관리의 한계나 부작용이 주목된다. 특히 중앙은행의 기량(물가안정에서는 탁월하다)을 벗어난 고용확대 문제나 자연금리 하락에 따른 통화정책의 제약과 부작용, 그리고 금융시장의 과도한 유동성 의존성 및 민주주의와의 충돌위험 등은 결국 거시경제 관리의 또 다른 축인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출간된 앨런 블라인더의 '1961~2021년 미국의 통화 및 재정 역사'(미번역)도 겹쳐서 볼 필요가 있다. 정통적 케인지언으로서 풍부한 정책경험을 겸비한 그는 미국의 경제정책 변천사를 재정정책(정부)과 통화정책(중앙은행)의 긴장과 협력, 이른바 '정책조합'(policy mix)의 흥망성쇠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간 대체로 통화정책에 경사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쇼크에서 보듯 총수요 관리에 있어 재정정책의 역할도 균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금리인상이 일단락되더라도 순항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통화정책 재정비는 물론 재정정책의 복원과 거시건전성 보완, 나아가 최근 지정학적 갈등과 맞물려 급부상한 공급 측면의 산업정책까지 정책 함수의 복잡성은 더욱 커져만 간다. 통화정책 일변도를 넘어서 21세기 경제의 진화에 걸맞은 진정한 정책조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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