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콘서트장으로 변한 고대 로마 전차경기장…훼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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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고대 유적지 키르쿠스 막시무스를 콘서트장으로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GI 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세움 고고학공원의 알폰시나 루소 소장은 "키르쿠스 막시무스는 경기장이나 콘서트장이 아닌 유적지"라며 이곳에서 대형 콘서트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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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고대 유적지 키르쿠스 막시무스를 콘서트장으로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GI 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세움 고고학공원의 알폰시나 루소 소장은 "키르쿠스 막시무스는 경기장이나 콘서트장이 아닌 유적지"라며 이곳에서 대형 콘서트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틀 전 키르쿠스 막시무스에선 미국의 유명 힙합 아티스트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직후인 밤 9시 45분께부터 지진을 느꼈다는 의심 신고가 폭주했다. TV 프로그램 진행자인 카테리나 발리보는 엑스(X·옛 트위터)에 "로마에서 지진을 느낀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내가 꿈을 꾼 건가?"라고 썼다.
로마 중부와 남부의 다른 주민들도 소셜미디어(SNS)에 "집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침대와 샹들리에가 분명히 흔들렸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실제 지진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콘서트장에 모인 약 6만명이 노래에 맞춰 한꺼번에 춤을 추면서 지진에 맞먹는 진동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콘서트에선 관객 여러 명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는 바람에 공연장이 난장판이 됐다. 한 소년은 티켓 없이 콘서트를 보려고 구조물 위에 올라갔다가 낙상 사고를 당했다.
키르쿠스 막시무스는 고대 로마 제국의 전차 경기장으로, 팔라티노 언덕과 아벤티노 언덕 사이에 있다. 영화 '벤허'로 유명한 전차 경주가 실제로 벌어졌던 곳이다.
현재는 터만 남아 공원으로 쓰이는데, 최근에는 이곳에서 여러 차례 대형 콘서트가 열렸다.
5월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 7월에는 건즈 앤 로지스, 지난주에는 이매진 드래건스가 차례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대규모 콘서트로 지진급 진동이 발생하자 인근의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언덕 등 고대 로마를 대표하는 주요 유적들을 관리하는 콜로세움 고고학공원에는 비상이 걸렸다.
루소 소장은 "군중의 집단행동으로 발생한 진동이 키르쿠스 막시무스 아래의 고대 터널과 팔라티노 언덕의 황실 궁전 유적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마시가 이러한 콘서트를 허가해선 안된다고 경고하면서 발레와 오페라 공연만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마시의 이벤트 책임자인 알레산드로 오노라토는 "키르쿠스 막시무스에는 약 6만명의 젊은이가 있었지만,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소년이 낙상 사고로 다쳤지만, 다행히 괜찮다"며 "이 소년은 키르쿠스 막시무스가 아닌 콜로세움 고고학공원 구역에서 다쳤다. 아마도 루소 수장이 자신의 구역을 더 잘 통제했다면 소년은 다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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