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우디, 이스라엘 관계정상화 큰 틀 합의?…백악관 "논의 진행 중"

WSJ "9개월~1년 내로 정식 외교관계 수립 예상"
사우디, 미국에 안보·무기·원자력 등 요구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알 산만 궁전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주먹을 맞대고 인사하고 있다. 2022.07.15/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관계 정상화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합의된 틀은 없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진행 중인 많은 논의가 있다"며 "관계 정상화를 성문화할 합의된 틀이나 이 지역의 다른 안보 관련 검토 사항에 대해서도 합의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과 사우디가 현재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으며 9개월에서 1년 안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관련 논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주 전 사우디 제다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뒤에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WSJ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공식 외교관계가 없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의회)에서 '사법부 무력화' 첫 법안에 투표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 조건으로 미국에 △확고한 안전 보장 △미국 무기에 대한 접근 △원자력발전소 건설 목적의 우라늄 농축 허용 및 기술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수립을 위해 이스라엘 측에 상당한 양보를 요구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사우디에 경제적·군사적으로 중국과 거리를 두라고 압박했다고 WSJ는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3월 중국의 중재 하에 이란과 7년 만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사우디 영토에 중국의 군사 기지 건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화약과 함께 화웨이 등 중국 기술 기업들의 제품 사용을 제한하고, 원유 판매 대금의 위안화 결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WSJ는 미국이 사우디의 반복적인 원유 감산으로 인한 갈등 또한 해소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이 직면한 가장 큰 장애물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문제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오히려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어떤 권한도 가져선 안 된다"며 최소한의 양보만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WSJ는 관계자를 인용, 이 문제가 양측이 가장 진전을 이루지 못한 쟁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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