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판다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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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절인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다.
닉슨의 중국 방문 때 한 쌍의 판다가 미국에 건네졌고, 판다를 이용한 중국의 '소프트 외교'도 본격화했다.
2017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판다가 중국의 강성 외교를 완화하는 보조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국 건설을 위한 새 시대 진입' 선언을 계기로 판다 외교는 이른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로 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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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워싱턴 조약으로 희귀 동물을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되면서 판다를 장기 임대하는 방식이 생겨났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18개국 22개 동물원에 ‘대여’ 형태로 나가 있다. 귀여운 생김새와 장난꾸러기 같은 행동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연스럽게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 중국은 이런 판다를 이용해 세계 각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7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판다가 중국의 강성 외교를 완화하는 보조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중국의 파워가 점차 커지면서 판다 외교는 힘을 잃어 갔다. 2017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국 건설을 위한 새 시대 진입’ 선언을 계기로 판다 외교는 이른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로 대체됐다.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압박과 보복을 가하는 전랑외교가 거세지면서 친선·우의 사절로 활용해 온 판다 외교는 시들해졌고, 국제사회 시선은 싸늘해졌다.
오는 13∼22일 중국 베이징과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청년 모의 정상회의(TYS)에서는 한·중·일 3국의 판다 가족들이 등장하는 영상이 소개될 예정이다. 일종의 ‘사절단’ 격이다. 한국에선 용인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푸바오’ 가족 3마리가 나오고 일본에선 고베동물원의 ‘단단’ 등 5마리, 중국에선 청두 판다생태공원의 ‘진신’ 등 7마리가 나온다고 한다. 사소한 외교적 갈등에도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란 중국의 협박이 일상화한 요즘이다. 한·중·일 관계가 예전 같을 리 없는데도 판다는 3국 국민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판다 외교’가 다시 기운을 차릴지 주목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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