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잼버리 파행’ 낯 뜨거운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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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결국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라는 파행으로 일단락됐다.
새만금 잼버리 시작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관련 브리핑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지역 국회의원이라는 5인의 공동위원장은 '감투 나눠 먹기'에는 어울려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지는 체제는 아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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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결국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라는 파행으로 일단락됐다. 새만금 잼버리 시작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관련 브리핑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또 한 번의 경제 도약과 국격 상승까진 아니더라도 침체 일로의 지역 경제는 살릴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참담한 결과를 놓고 책임 공방이 일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지역 국회의원이라는 5인의 공동위원장은 ‘감투 나눠 먹기’에는 어울려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지는 체제는 아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인 공동위원장 체제는 지금 정부가 정한 것이다.
세 관계 부처 장관이 서로 다른 관심 사안과 이해, 부처 칸막이 등으로 ‘따로국밥’처럼 겉돌 것 같으면 국무총리가 교통정리를 했어야 했다. 한덕수 총리는 잼버리 개영 5개월 전인 지난 3월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며 ‘자연재난·다중인파 등 안전관리’ 등 정부 중점지원과제를 심의·의결했다. 한 총리가 회의에서든, 현장에서든 폭염과 폭우, 감염병, 다중인파 등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지시하고 확인했더라면 이번 사태가 벌어졌을까 싶다.
잼버리 조직위와 집행위 등 숱한 정부 부처·지방자치단체가 엮여 있는데도 누구 하나 “내 탓이오” 손드는 공직자가 없다. “(잼버리는)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대통령실 관계자), “원인 여하를 밝히는 문제는 잼버리가 잘 끝나고 하는 게 옳다.”(한 총리)
행안부 장관이 “현 상황에서는 구급차 증차, 이동병원 도입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는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더니 여가부 장관은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 주는 시점”이라고 염장을 지른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폭염·폭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준비를 마쳤다고 공언한 잼버리 조직위 핵심 부처 수장들이다.
사실상 잼버리 조기 종료 이후 정부의 후속 대처는 남세스럽기까지 하다. 새만금을 떠난 잼버리 참가자들을 기숙사 등에 몰아넣은 뒤 관광명소·문화행사 관람 등으로 일정표를 짰다. BTS, 뉴진스가 나오는 K팝 콘서트로 대미를 장식하면 그간의 불편과 실망이 탄성과 추억으로 바뀔 것이라고 확신하는지 모를 일이다.
“처음 보는 친구들과 힘을 합쳐 텐트를 치고, 서로 도와 가며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고,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게 너무 즐거울 것 같다.” 두 달 전쯤 만난 한 스카우트 대원이 말한 잼버리 참가 이유다. 스카우트 규율 중에 ‘남의 힘을 빌리지 않습니다’가 있다. 공직자 복무 규율에 ‘남 탓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조항을 넣었으면 싶은 요즘이다.
송민섭 사회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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