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AI 시대, 공론장이 필요하다

2023. 8. 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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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편의성 높여갈수록
기업의 AI 윤리문제도 중요
정부가 제대로 목소리 내야
지속 가능한 국가 만들 것

챗GPT의 등장과 함께, ‘인공지능(AI) 혁명’이라 불릴 만큼 우리 일상 속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앞다투어 AI를 업무 환경에 적용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동시에 서비스에 적용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으며, 학생들은 챗GPT, 바드와 같은 AI 서비스를 활용해 학습 능률을 높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한민국처럼 출생률이 급감하는 국가에서는 AI가 향후 부족해진 노동력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AI 확산세는 더 커질 것이다.

이처럼 AI가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와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여 갈수록, 한편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단순하게는 일자리를 빼앗을 것 같은 걱정에서부터 어쩌면 영화 터미네이터 스카이넷처럼 인류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챗GPT의 창업자인 샘 올트먼도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고, 일부 학자들은 AI가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기후 변화보다 더 큰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AI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다가는 시대에 역행하거나 혁신의 발목을 잡는 사람과 조직으로 낙인찍힐 것 같다는 우려에 AI를 찬양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기도 하다.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 ‘변화 너머’ 저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된다면 이를 공론화하고 그 속에서 사회적 협의를 만들어 가는 게 맞을 것이다. 물론 그 협의는 각자의 이해 관계는 인정하되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공통의 목표를 전제로 진행해야 한다. 이미 조금씩 공론화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MS, 아마존, 구글 등 AI 선도 기업들에서 AI 윤리 팀 인원을 줄이거나 해체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AI 기술 경쟁을 하는 테크 기업들에게 AI 윤리를 AI 기술 개발보다 더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AI 기술의 사용처는 다를 수 있다. 군수기업인 록히드마틴의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AI는 의도하지 않은 부상을 최소화하는 데 활용될 뿐, 결국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하며 이를 위해 AI 윤리 조직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는 쪽에서는 AI 윤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물론 AI 윤리 조직은 AI보다 사람들의 보편적 윤리에 대해 더 잘 알아야 견제가 가능하다.

기업들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공공을 위한 역할과 책임을 갖는 정부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 기업들은 각자 역할에 충실하고, 정부의 부처별 역할에 따른 준비와 목소리를 시작으로 사회적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챗GPT로 활성화된 생성형 AI는 기존 검색 중심의 컴퓨팅보다 더 많은 전기 사용, 발열 등으로 기후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 거대 AI는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이슈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기후변화에 대한 역할을 가진 환경부는 생성형AI로 촉발된 AI 시대에 환경 문제에 대해서 먼저 조사, 연구하고 향후 할 일들을 준비해야 한다. 당연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중소벤처기업부는 지금처럼 AI 기술 혁신을 통한 기업과 생태계 지원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또 넷제로의 역할을 가진 산업통상자원부는 AI 산업 부흥과 넷제로의 균형점을 찾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AI 기업들의 침해와 남용에서 국민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미리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AI 기술 기업 또는 업계는 발목 잡는 역할이라고 불평하는 게 당연히 있을 것이지만, 정부가 가진 공공성과 사회 발전, 균형 관점에서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공론화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균형이 사회, 국가를 더 지속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관점에서 말이다.

신동형 알서포트 전략기획팀장 ‘변화 너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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