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SIGHT]예산이 빠듯할 때 사용하는 6가지 피칭 기술

앨리슨 사피라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 2023. 8. 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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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가정을 해보자. 당신은 정리해고가 진행되는 와중에 직원 훈련에 대한 투자를 제안해야 하는 인사 담당자일 수 있다. 당신이 엔지니어라면 본인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우선순위에 놓도록 경영진을 설득해야 한다. 예산이 빠듯한 상황에서 고객이나 고위 임원들이 당신의 제안에 맞춰 돈을 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급이나 직무에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영업을 한다.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선 관계 구축, 협상, 설득 기술 사이의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 20년간 이 주제를 가르치며 효과적인 6가지 기술을 발견했다.

첫째, 이해관계자 분석부터 시작한다. 청중을 생각하지 않고 프레젠테이션을 디자인하는 것은 연애편지를 써서 ‘아무개에게’라고 보내는 것과 같다. 발표에 앞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하자. 조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업계가 어떤 도전에 직면했는지, 각자의 역할에 따른 개인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파악해야 한다. 예산 배정을 요청받는 사람들이 실제로 겪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라는 의미다.

둘째, 제안의 장점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 투자를 하면 고객이나 조직이 얻는 이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정량화해서 설득력 있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셋째, 긴급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는 ‘왜 지금 이걸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로버트 치알디니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행동을 즉시 취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이른바 ‘손실 언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즉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어떤 비용이 발생할 것인지를 분명히 전달하라는 것이다.

넷째는 사회적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사람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는다. 다른 조직은 이미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회사의 제품이나 추천 프로젝트가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정리해고 상황에서 교육을 제안하고 싶을 때 교육에 투자하는 경쟁사 사례를 제시하는 식이다. 경쟁사가 긴축 조치 대신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재들을 얼마나 많이 수혈했는지를 통해 제안의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다.

다섯째,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전략도 중요한 설득 도구다. 고객과 업계에 대한 배경지식을 최대한 활용해 무엇이 상대방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반대할 포인트를 미리 읽고 사전에 대응하라는 의미다.

마지막은 명확한 다음 절차를 제시하는 것이다. 의사결정권자가 마주할 다음 단계를 예측하고 잠재적 장벽을 제거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알려준다. 이를테면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이렇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보다 쉽게 ‘예’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실제로 컨설팅 영업 임원인 필자의 동료는 이 여섯 단계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영업 전문가들에게 혁신적인 기술 솔루션을 판매하는 그는 새로운 고객에게 좀 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솔루션을 제안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예산 금액이 아니라 가치에 집중하면서 고객과 대화했고(이해관계자 분석), 여기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고객이 얻을 수 있는 명확한 혜택을 제시했다. 고객사의 연중 최대 이벤트와 솔루션을 연계하는 형태로 긴급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솔루션이 타사 영업조직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했다. 무엇보다 고객사에서 예산 권한을 가진 부서가 직면할 반대 의견에 대한 대답, 예산 집행 결정 이후 진행될 절차 등에 대해서도 명확히 안내했다.

설득은 연설이 아니라 청중에 대해 배우고, 신뢰를 얻고, 청중의 관심사를 고려한 사례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이런 기술은 어떤 상황에서든 중요하다. 예산과 같은 주요 자원이 제한됐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예산이 빠듯할 때 사용하는 6가지 피칭 기술’을 요약한 것입니다.

앨리슨 사피라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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