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흉기소지’ 처벌규정 만든다…6명 살인예비 등 혐의 구속
● 법무부 “살인 예고 글 처벌 규정 마련”
법무부는 9일 “살인 예고와 같이 공중의 생명·신체에 대한 공포심을 야기하는 문언 등을 유포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관련 정보의 유통을 차단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런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미국과 독일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률에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신속히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비자의(非自意) 입원 제도 정비, 경찰의 치안 강화, 범법자 강력 처벌 등 3단계를 같이 하는 과정에서 국민 불안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사람을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등 경찰과 적극 협력해 엄정 대처할 계획이다. 대검찰청은 살인 예고로 붙잡힌 67명 중 6명에 대해 협박 혐의는 물론, 일부 피의자는 살인 예비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해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형법상 살인을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검찰은 놀이공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유모 씨(19)에 대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경찰력을 낭비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살인 예고 글 작성자 중 처음으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대검찰청은 검거 과정에서 경찰의 정당방위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라는 지침도 전국 검찰청에 내려보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살인 예고는 잠재적 고위험 범죄자의 ‘방아쇠’를 당겨 범행에 나서게끔 만들 수 있다다”며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최원종 “신림역 사건 신경쓰지 않았다”
경찰은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3일 오후 7시 3분경 “서현역 금요일 한남(한국남자) 20명 찌르러 간다”는 글과 함께 흉기를 든 사진을 온라인에 올린 30대 여성 B 씨를 긴급체포하고 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 씨는 “여성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뉴스를 보고 남성들에게 보복하고자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현역에서 습격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2)은 ‘나를 해치려는 스토킹 집단이 있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10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최원종을 조사하면서 범행 동기에 대해 여러 질문을 했지만, 최원종은 “나를 해치려는 스토킹 집단의 사람을 살해하고, 스토킹 집단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경찰도 최원종이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끊었던 점을 감안해 피해망상에 빠진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최원종의 진술과 프로파일러 면담, 휴대전화와 PC 포렌식 분석을 통해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해왔다. 그러나 최원종은 “(지난달 21일 조선(33)이 벌인) 신림역 사건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경찰은 최원종의 이런 진술과 증거 분석 등을 통해 모방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리 흉기를 구매하는 등 범행을 사전 준비한 만큼 ‘계획범’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장은지기자 jej@donga.com
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수원=조영달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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