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만큼 덩치 키운 카눈, 강풍·폭우 몰고 24시간 할퀸다
6호 태풍 ‘카눈’은 10일 우리나라 상륙 직전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일본 규슈를 스치며 북상 중인 ‘카눈’은 뜨거운 남해안을 통과하며 몸집을 키웠다. 기상청은 ‘카눈’의 상륙 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을 각각 965hPa(헥토파스칼), 초속 37m로 전망했다. 8일 중심기압 970hPa, 최고 초속 35m 전망보다 하루 새 더 강해진 것이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최대풍속은 높을수록 강하다. 역대 셋째로 강한 태풍이었던 ‘힌남노’의 중심 기압이 955hPa, 최고 초속 55m였다. 점점 ‘힌남노’와 맞먹는 규모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카눈(KHANUN)’은 열대 과일 이름으로 태국이 제출했다.
‘카눈’이 계속 강해지는 것은 바다가 뜨겁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2도가량 높다. 특히 ‘카눈’이 지나가는 남해안은 2도가량 높은 29도를 기록 중이다. 올봄 동남아를 강타한 사이클론 ‘모카’가 상륙 전 바다에서 몸집을 불려 인명·재산 피해를 키운 것처럼 ‘카눈’도 육지에 올라타기 직전 세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 기상청은 “바다가 얼마나 뜨거운지 가늠하는 ‘해양열용량’도 적지 않은 상태”라면서 “태풍의 ‘연료’인 수증기가 활발하게 공급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태풍이 일으킬 피해 규모는 ‘이동 속도’가 변수다. 작년 ‘힌남노’의 경우 거제도에 상륙해 내륙을 훑고 울릉도로 북서진하는 동안 강도는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동 속도가 빨라 태풍으로 인한 국내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힌남노’는 우리나라로 접근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전날 시속 24㎞, 33㎞로 속도를 올리다 막판에는 시속 52㎞까지 달렸다. 태풍이 점점 빨라진 건 일본 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이 컸다. 힌남노가 이동하는 방향이 북태평양 고기압 기류 방향과 일치해 그 가장자리를 타고 동쪽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그러나 ‘힌남노’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기 시작하는 가을철에 발생한 태풍이었다. 지금 ‘카눈’은 고기압이 대기 상·하층을 장악하고 있는 한여름에 발생해 태풍 주변으로 바람이 불지 않고 있다. 속도를 끌어올릴 요인이 없는 것이다. 태풍의 자체 동력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되고 피해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위험 반원(태풍의 오른쪽)’에 드는 부산·울산 등에선 강풍과 해일 피해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이동 경로에서 오른쪽이 더 위험하다. 태풍의 왼쪽이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기상청은 “전국이 ‘폭풍 반경’(바람이 초속 25m 이상으로 부는 구역) 또는 ‘강풍 반경’(바람이 초속 15~24m로 부는 구역)에 속하기 때문에 한반도 전역이 모두 위험하다”고 했다.
작년 ‘힌남노’ 때 서귀포에선 아파트 9~10층 높이인 최대 21m의 파도가 몰아쳤다. 거제(최대 16.9m), 부산(15.4m), 포항(13.7m)에서도 높은 파도가 육지를 때렸다. 해일 우려 지역에선 대피 장소로 미리 이동하는 게 좋다. 마산에선 2003년 ‘매미’ 때 높이 4m 넘는 해일이 해안을 덮치면서 바닷가에서 1㎞ 떨어진 지하 노래방에 있던 사람들이 숨졌다.
기상청 예상대로 카눈이 움직인다면 1951년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남해안에 상륙해 지리산·덕유산·소백산맥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넘어간 태풍은 전혀 없다. 기상청은 “카눈이 상륙한 뒤 지형과 부딪히며 경로가 변할 수 있다”면서 “산을 우회하는 등 직선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고온 다습한 공기가 태백산맥과 부딪혀 강한 비구름을 형성하는 강원 영동엔 10일 오전까지 시간당 최대 100㎜ 이상의 ‘극한 호우’가 내리겠다. 태풍이 지나가면 전국에 내려졌던 폭염(暴炎)특보는 차차 해제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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