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바그너 주둔' 벨라루스 국경에 병력 2천명 파견

내무부 차관 "벨라루스가 폴란드 난민 입국 주도"

20일(현지시각) 러시아 바그너 그룹 용병들과 벨라루스 군이 폴란드 접경인 브레스트 인근 사격장에서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2023.7.21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폴란드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병력 2000명을 파견한다. 벨라루스발 난민 입국을 차단하고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주둔한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치에이 볼시크 폴란드 내무부 차관은 9일(현지시간) 자국 국영 P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국경수비대가 요청한 것보다 2배 많은 2000명의 병력을 벨라루스와의 접경 지역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볼시크 차관은 "증원 규모는 1000명이 아닌 2000명이 된다"며 "폴란드 안보위원회의 증원 결정을 마리우시 부와슈차크 국방장관이 재가했다"고 전했다.

볼시크 차관은 이어 폴란드 난민 입국이 벨라루스 당국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말로 국경수비대가 반대편(벨라루스)에도 있다면 이렇게 대규모로 국경을 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지난 6월 자국 국방부를 상대로 일으킨 무장반란이 수포로 돌아가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철수한 뒤 근거지를 벨라루스로 옮겼다.

지난주부터 바그너그룹은 벨라루스 정규군과 함께 폴란드와의 접경 지역인 브레스트에서 본격적인 군사 훈련을 개시했다. 바그너그룹 측 주둔 병력은 약 4000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일에는 벨라루스 군용 헬기 2대가 영공을 침범하자 폴란드는 국경 병력과 전자식 울타리를 확충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최근 벨라루스에 주둔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불법 이주민으로 위장해 국경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4일에는 러시아 스파이 조직의 일원인 벨라루스 남성이 폴란드 현지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로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게 된 벨라루스는 이에 반발해 이라크·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초청한 뒤 자국과 접한 EU 회원국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로 월경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