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형제 재판 첫 등장한 막내 “큰형에게 동생들은 착취 대상”
방송인 박수홍(52)씨와 횡령 혐의를 받는 친형 박모(55)씨 부부의 법정 싸움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 형제의 막냇동생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큰형에게 동생들은 착취의 대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9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를 받는 박씨 부부의 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박씨 형제의 막냇동생인 A씨 부부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A씨는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로, 가족 사이에 일어난 일련의 싸움들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 없었다.
A씨는 “어릴 때부터 큰형과는 가치관이 달라서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같이 사업을 할 때도 의견 충돌이 있었다”며 “웨딩 사업을 할 때 25%의 지분을 받기로 약속하고 공동대표로 참여했는데 3년 후 어디에도 등재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보기 싫은 마음에 2010년에 (회사를) 나왔고 그 후 8년 정도 만나지 않았다. 원수가 된 상황에서 엮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박씨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며 회삿돈과 동생 개인 자금 등 총 61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 부부 명의의 계좌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A씨 측은 자신들의 명의로 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실조차 몰랐으며, 소송이 진행되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처음 본 게 2020년이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기 몇 개월 전 박수홍이 찾아와 큰형과 재산 다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을 때 처음 알았다”며 “과거 박수홍이 운영하던 웨딩 사업체에서 일할 당시 신분증을 빌려줬을 때 큰형이 계좌를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내 명의의 통장 이용내역을 아예 모른다”고 했다.
그는 “동생들이 왜 이런 일로 고통받아야 하는지 이해 못 하겠다. 이런 이슈로 사람들에게 피로도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가족들과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감정을 일으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형은 작은형과 나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용의 대상”이라고 토로했다.
A씨의 아내 역시 같은 내용으로 증언했다. 그는 “계좌는 제 것이 맞는데 거래한 적 없다. 제가 만든 계좌가 아니다. 제 명의로 통장을 만들겠다거나 회사 직원으로 올리겠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며 “이어 사건이 알려지기 몇 달 전 박수홍이 찾아와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고 그때 통장의 존재를 알았다”고 했다.
다만 박씨 측은 막냇동생 부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웨딩업체 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A씨가 알고 있는 정황, 연말정산 자료 요구에 A씨 아내가 응하는 내용 등이 담긴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A씨는 “큰형은 가부장적인 사람이다. 관계 회복을 위해 묻는 질문에 답을 했을 뿐”이라고 했고, A씨 아내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고 그냥 ‘네’라고 대답했다. 전 소득이 없고 제 통장을 큰아주버님 내외가 알아서 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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