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택 완공도 못 했는데’…북부 지역 “태풍 어쩌나”
[KBS 대구] [앵커]
태풍 카눈이 향하고 있는 경북 북부지역은 말 그대로 지금 초비상입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집을 잃고 아직 임시 주택에조차 들어가지 못한 이재민들은 또다시 피해를 보지 않을까 가슴을 졸이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마을 구석구석, 중장비가 쉬지 않고 잔해를 치워냅니다.
막힌 배수로도 다시 살펴보고, 굵은 나뭇가지도 단단히 묶습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 20여 일.
피해 복구가 여전히 진행 중인데,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막막함이 더합니다.
[윤재순/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 "생각만 해도 무서워요. 이제는. 비만 온다고 하면. 젊은 청년들도 밤에 자다가 꿈을 꿔서 밖에 비가 와서 문 열고 뛰쳐나왔다고 하고."]
참깨나 고추밭에선 농민들이 서둘러 이른 수확에 나섰습니다.
태풍 카눈이 휩쓸고 가면 그나마 남아있는 것 중에 얼마나 건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김동원/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 "비가 많이 와서 말라서 지금도 (참깨가) 다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빨리 수확하는 거죠. 마음이 안 좋죠."]
누구보다, 돌아갈 집이 없어 임시주택 입주만 손꼽아 기다렸던 주민 30여 명은 더 애가 탑니다.
벌방리에 설치될 11동은 태풍으로 마무리가 덜 돼 입주가 일주일 지연됐고, 백석리의 5동은 이달 말에야 설치됩니다.
[유순악/감천면 벌방리 : "어떻게 할 수 없지. 임시라도 여기(마을회관) 와서 있어야지. 없어요. 집이 뭐 있어야 어딜 가든 하지."]
경북 시군은 취약 지역 주민에 대해 강제 대피명령을 내리고, 마을회관, 면사무소 등 안전이 확보된 건물로 대피장소를 지정했습니다.
[홍승덕/감천면 수한리 : "이번엔 태풍도 말썽부리지 않고 조용히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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