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어린이 인권을 ‘프로 정치꾼’들의 불쏘시개로 소비"…이재명 “尹 정부 한결같이 일본 대변인 노릇"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김현우 2023. 8. 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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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언론은 정치인의 입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누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는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적잖이 공을 들인다. 하여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지향점이 보인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날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간담회’에 초등학생을 참석시킨 것과 관련, “6∼8세 어린이의 인권을 ‘프로 정치꾼’들의 불쏘시개로 소비하는 민주당의 아동학대는 저열하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이 대표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야권 정치꾼들의 정치선동'에 전위부대로 내세우는 저열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전날 국회에서 개최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간담회에 초등학생 어린이들을 불러 '활동가'라는 이름을 붙여 소개하고, 초등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을 성토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유튜브로 생중계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특히 “어린 초등학생들을 민주당의 정치 투쟁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활동가'로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면서 “민주당이 과거 광우병 괴담으로 온 나라를 들쑤시며 가짜뉴스로 정치선동을 할 때 다칠 위험이 높은 다중 집회시위의 맨 앞에 유모차를 내세우던 아동학대 DNA가 그대로 유전돼 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달 하순 개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은 뒷전이고 한결같이 일본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이달 말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알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지지를 의제로 올리고 공동성명에 방류 지지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담을오염수 방류의 명분으로 활용하겠다는 노골적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정부는 우려나 유감 표명은커녕 '오염수 방류 시기는 일본이결정할 사안'이라는 그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안전을 일본 결정에 맡길 것이면 대한민국 정부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은 방류반대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인의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그렇게 따지면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들었다가 좌천당하고 나중에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고 45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전날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구형을 45년 해서 22년 징역형 살린 사람"이라며 "그렇게 해놓고 또 사면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식으로 따지면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 부근에 윤핵관, 권성동, 장제원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전부 다 그때 배신한 사람들 드글드글 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권력은 가만히 두면 무조건 타락하고 부패해 폭정으로 치닫는다고 했다"며 "탄핵 때 보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저는 유 전 의원처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누구를 배신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 전 의원은 자신에게 씌워진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 나를 더 이상 끌고 들어가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배신이란 단어는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전제로 한 용어"라며 "유 전 의원이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각종 당내 선거에서 친박 대표로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유 전 의원이 탄핵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뒤에 칼을 꽂은 것은 배신자로 불려도 이상할 게 없다"며 "그런데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만 같이 했을 뿐이지 아무런 개인적인 신뢰 관계가 없다"고 했다.

김현우·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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