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반도체 메카 향한 ‘단축키’ 실행
경기 용인특례시가 세계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할 수 있는 단축키가 실행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0일 1244만㎡(약 377만평) 규모의 용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했다.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처인구 이동·남사읍, 삼성전자)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기흥구 농서동, 삼성전자) 등 3곳이다.
특화단지 지정으로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는 산업부가 기반시설 확충비 500억원을 지원한다. 이곳에서는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입해 4개의 반도체 팹을 건설 중이다. 50여개의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입주한다. 용수·전력 문제가 해결된 가운데 현재 산단 조성 공정률은 4.63%. 2027년 상반기 첫 번째 팹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남사읍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반도체 팹 5개를 건설한다. 팹리스와 소·부·장 기업 150개도 산단에 입주한다.
후보지 선정에 이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모든 인허가 신속처리, 예비타당성조사 특례 적용, 핵심 기간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 등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 기흥 캠퍼스 미래연구단지도 자체 투자금 20조원에 더해 정부의 지원을 받게 돼 단지 조성 속도가 빨라진다.
민선 8기 용인특례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전략국을 신설했다. 반도체 관련 2개 과와 신성장전략과, 4차산업융합과로 구성돼 반도체 기업 유치, 소·부·장 기업 기술 지원, 전문인력 양성, 반도체 밸리 및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 등의 인프라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용인특례시의 반도체 선도도시로서의 면모는 반도체 기업 인허가 속도에서부터 증명된다. 지난해 11월 세계 4위의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램리서치코리아가 기흥구 소재 지곡일반산단에 이전 증축하는 것을 신청하자 시는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해 40여일 만에 처리했다.
용인시의 기업 지원 서비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공장 설립과 산업단지 및 개별 입지 인허가의 원스톱 서비스 제공은 물론 입지보조금, 시설투자비 등의 지원 등 전 영역에 걸쳐 방대하다.
용인에 둥지를 트는 굴지의 기업들도 많아졌다. 반도체 중고장비 유통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서플러스글로벌(주)이 지난해 말 처인구 통삼일반산단에 입주했다.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기업 세메스(주)는 용인 입주를 결정하고 2024년 기흥미래산업단지에 둥지를 튼다. 중국 현지 공장을 철수하고 국내로 복귀하는 중견기업 (주)이렌텍은 오는 12월 처인구 완장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선다.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은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공약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 등 반도체 특화단지를 횡단하며 반도체 생태계를 잇는 핵심 축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에 2개의 민간 제안이 접수된 상태다.
용인시는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반도체 기업 종사자들을 위한 배후도시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화성 동탄신도시, 평택 고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 대규모 산단 개발에 맞춰 배후 신도시가 건설돼 있지만 정작 용인특례시에는 직주근접의 배후도시가 없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이한준 LH 사장을 만나 반도체 고속도로와 신도시급 배후도시 건설을 요청했다. 특히 두 사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용인의 반도체 경쟁력 강화는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산단과 특화단지 성공이란 중차대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나가겠다”고 말했다.
“3개 중심기지서 고급인력 양성”
이상일 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달 정부가 용인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 이미 반도체 생태계가 갖춰진 용인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화단지 지정으로 이동·남사읍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도 속도를 내게 됐다.
용인특례시는 앞으로 메모리와 비메모리, R&D, 소재·부품·장비 등의 반도체산업 분야를 선도기지(이동·남사 용인 국가산단), 전진기지(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핵심 연구기지(삼성전자 기흥 미래연구소) 등 3개 중심 기지로 나누고 밸류체인 모델로 만들어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인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양질의 반도체 기업 유치 노력에도 힘쓸 계획이다. 용인에는 반도체기업의 입장에서 고객사가 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고 양질의 반도체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이 시장은 반도체산업에 종사할 고급인력 양성에도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육연구센터를 용인에 유치해 반도체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양성할 생각이다.
UNIST는 반도체특성화대학원이기도 하고, 삼성전자 계약학과도 신설된 기관이다. 명지대학교와도 협업해 매년 50명 이상의 학사급 인력을 배출하게 되고 경희대학교와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융합인재 양성에 합의했다.
또 백암면에는 반도체마이스터고도 만들 계획이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뜻을 같이했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도 건의했다. 용인시는 2026년 시스템제어 및 반도체 소프트웨어 분야 2개 학과를 둔 마이스터고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신도시급 배후도시 조성도 과제로 떠올랐다.
반도체 인력들이 상주하면서 일할 곳이다. 이 시장은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논의를 시작했다.
도로망과 철도망 확충도 필요하다. 이 시장은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도체고속도로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반도체고속도로는 경강선을 연장하는 것, 광주 삼동에서 용인 남사까지 처인구를 남북으로 잇는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이 시장은 “용인 L자형 반도체벨트 생태계가 초일류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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