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첫사랑의 맛, '달짝지근해' [마데핫리뷰]

노한빈 기자 2023. 8. 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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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짝지근해' 치호 역을 맡은 유해진/(주)마인드마크 제공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이한 감독의 신작 '달짝지근해:7510'가 올여름 관객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한다.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는 혼자가 편한 외골수다. 정해진 패턴에 맞춰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는 치호에게 캐피탈 콜센터 직원 일영(김희선)이 호감을 품는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지만 사랑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미혼모 일영에게 치호의 순수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치호는 사람을 대하는 것은 물론, 사랑에는 더더욱 어리숙하다. 그러나 일영은 사랑에 서툰 치호의 모습도, 아재 개그를 뽐내는 치호의 모습도 귀엽기만 하다. 그녀의 적극적인 리드하에 치호와 일영은 '밥풀'(밥 같이 먹는 사이)을 약속한다. 식사를 차려주겠다는 일영에게 운전을 알려주겠다는 치호. 두 사람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던 것도 잠시, 주변인들이 치호와 일영의 사이를 가로막기 시작한다. 서로 이해하기로 마음먹은 두 사람이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사랑에는 고통도 함께 따라오기 마련, 치호 역시 사랑한 만큼 고통스러운 감정을 경험한다.

영화 '달짝지근해' 치호 역을 맡은 유해진과 일영 역을 맡은 김희선/(주)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달짝지근해' 치호 역을 맡은 유해진/(주)마인드마크 제공

사랑에 눈을 뜬 치호의 모습은 풋풋한 첫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가슴 뛰는 설렘뿐만 아니라 가슴 아린 고통까지, 중년의 사랑이지만 첫사랑의 모습을 띠고 있다.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뛰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벅차서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고, '이렇게 아려도 되는 건가' 싶게 가슴 아픈 이별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유해진은 누구나 공감할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마흔다섯 치호의 철부지스러운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려냈고, 사랑하며 겪는 풋풋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 이입을 이끌었다. 영화 '공조'에서는 코믹스러운 형사 캐릭터를, '올빼미'에서는 인조대왕으로 카리스마 넘치면서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해진. 그의 연기는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제대로 통했다.

영화 '완득이', '증인' 등을 연출한 이한 감독은 이번에도 웃음과 감동 모두 담은 작품을 완성해 냈다. 치호의 엉뚱한 모습으로 폭소를 안기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선사한다. 썰렁한 개그에도 웃음을 자아내는 치호와 일영의 순수한 사랑은 10대든, 40대든 나이를 가리지 않는 공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영화 '달짝지근해' 은숙 역을 맡은 한선화, 병훈 역을 맡은 진선규/(주)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달짝지근해' 일영 역을 맡은 김희선/(주)마인드마크 제공

유해진과 김희선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다. 유치한 대사도 이들이 하면 '피식' 미소 짓게 만든다. 김희선은 대체 불가능한 매력으로 일영을 소화하며 극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배우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과 더불어 정우성, 임시완, 고아성, 염혜란 등 특별출연진 역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소 어설프고 유치한 모습도 사랑스럽게 담아낸 유해진 표 로맨스 코미디는 올여름 유쾌한 웃음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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