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규모’ 펀드 조성, 기술력 있는 벤처·중소기업 성장 지원
전국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광역시급 기초지자체인 수원특례시가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수원의 경제 현실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2023년 수원시 재정자립도는 46%로 20여년 만에 절반 수준이 쪼그라들었고 재정자주도는 55.7%로 경기도에서 24번째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에 속하는 수원시에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면 세금을 몇 배로 내야 해 기업들은 계속해서 수원을 떠나고 있다. 이에 수원시는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안정적으로 세수를 확보해야 수원 경제를 끌고 나갈 수 있다는 긴박한 현실에 내몰렸다.
수원시는 지난 1년여 동안 기업 유치·지원에 발벗고 나섰고 하나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는 최대 인공지능(AI) 보안 관제 솔루션 기업 포커스에이치엔에스와 투자협약, 미국 반도체 종합솔루션기업인 인테그리스와 투자·유치 협약, 국내 최대 규모 초정밀 커넥터 제조 기업 (주)우주일렉트로닉스와 본사와 연구소 이전을 위한 투자협약을 하는 등 지금까지 4개 기업과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5~6호 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재준 수원시특례시장은 취임 후 수시로 기업인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난해 9월에는 기업인 원탁토론, 기업유치 전략발표회를 열고 기업인들에게 기업 유치와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7월에는 60여 개 기업 관계자를 초대해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조성 계획을 알렸다. 또 관내 5개 대학 총장을 만나 기업 유치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지난 4월 상생 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유치만큼 중요한 것은 기존 기업을 지원하고 키우는 것이다. 수원시는 1000억원 규모의 수원기업새빛펀드를 조성·운용해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창업·벤처·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수원시 출자금 100억원을 포함해 총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수원시 출자금의 2배 이상은 반드시 수원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투자 약정을 설정해 관내 기업이 많은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수원기업새빛펀드를 조성·운용할 업무집행조합원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IBK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경기신용보증재단과 수원시 중소기업 동행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내 중소기업에 3000억원 규모 대출자금을 지원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또 대출과 보증제도를 연계해 대출금리는 대폭 인하하고 보증비용 지원은 확대할 계획이다.
수원시는 경제특례시 완성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쉬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 기업 경영하기 좋은 도시, 일자리 넘치는 도시, 활력 가득한 도시로 거듭날 수원시의 미래가 기대된다.
“기존 기업들 붙드는 것도 중요”
이재준 시장
“수원특례시 자립도는 89%로 전국 기초 시 평균보다 40%포인트 가까이 높았습니다.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재도가 20여년 만에 반토막이 됐습니다(2023년 46%). 기업들이 계속 수원을 떠나니 세수가 줄어들고 지역 경제는 활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기업·투자 유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지난해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기업·첨단기업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고 취임 후에도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를 외쳤다. 취임일에 에스디바이오센서(주)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기업 유치 의지를 보여줬다.
이 시장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목적은 분명하다. 경제를 활성화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기업·첨단기업을 유치하면 세수가 증가하고 질 높은 일자리가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소비도 증가해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긴다. 이 시장은 기업 유치가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지역성장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장은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1년여 동안 정말 열심히 뛰어다녔다”면서 “이제 노력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진단 시약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에스디바이오센서(주)를 시작으로 지난 3월 포커스에이치엔에스와 투자협약, 4월 미국의 인테그리스, 7월에는 (주)우주일렉트로닉스와 투자협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현재 5호, 6호 기업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시장은 “수원은 도시 인프라(기반 시설)가 잘 갖춰져 있고, 교통이 좋고, 인재를 공급할 유수의 대학이 있다”면서 “수원광교 바이오클러스터,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등을 조성해 첨단기업들이 수원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의 재조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초 민선 8기 1년 브리핑에서 “수원시 경제가 악화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과밀억제권역 분류로 인해 기업들이 지방으로 떠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도 1982년 제정된 수정법을 다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도 “과밀억제권역 지자체에 있는 기업에 부과되는 과도한 세율부터 조정해야 한다”면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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