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침체·일용직 급감…더 가팔라진 일자리 감소
7월 취업자 수 전년비 21만명 늘어
증가폭 29개월 만에 가장 저조
제조업·청년층 수개월 감소 지속
경기 침체 따른 고용 한파 가시화
장마 탓, 일용직 18만8000명 줄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가 29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해부터 제조업과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폭우까지 겹치면서 일용직, 임시직 일자리도 대폭 감소했다. 이달에도 수출 감소가 여전한 데다 폭염과 태풍이 이어지고 있어 고용 위축이 가파르게 진행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1000명 늘어나며 전월(33만3000명)보다 증가폭이 10만명 이상 축소됐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이전 3개월간 33만~35만명 수준에서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왔는데 한 달 새 둔화세가 크게 가팔라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자리가 감소한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9개월 만에 취업자 수 증가가 가장 적었다.
제조업 등 국내 주력 산업과 주력 노동 연령층인 청년층에서는 취업자 수가 계속 줄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만5000명 감소해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4만3000명 줄며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4만2000명 줄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만8000명 감소하며 9개월째 감소 흐름이 지속됐다.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크다. 이 연령대 인구가 줄어드는 것보다 일자리 감소가 더 빠르다는 게 문제다. 취업자를 인구 전체로 나눈 고용률(47.0%)은 1년 새 0.7%포인트 감소했다.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40대 취업자 수도 6만1000명 줄었다. 감소세는 13개월 연속 지속됐다. 40대는 가정을 꾸려나가는 주 수입원일 경우가 많아 가계에 미치는 충격이 특히 크다.
생산과 소비를 왕성하게 하는 생산가능인구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00명가량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취업자(21만3000명)는 큰 폭으로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종사상 지위로 보면 지난달 장마로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 일용·임시직 취업자 수가 급감했다. 지난달 일용근로자는 지난해 7월과 비교해 18만8000명, 임시근로자는 14만4000명 줄었다. 일용근로자는 2021년 1월(-23만2000명)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용근로자가 51만3000명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향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호조세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봤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돼도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 특정 업종이 살아나지 않으면 고용 침체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지난해 고용시장이 이례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올해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작년 고용지표가 계속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좋았던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건설 경기가 얼마나 살아날지에 따라 고용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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