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전역 태풍특보… 하늘·바닷길 끊기고 해안 대피명령

문지연 기자 2023. 8. 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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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접근 중인 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해안에 강한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9일 밤 제주 동쪽 해상으로 북상하면서 제주도 전역에 태풍경보가 내려졌다. 하늘과 바닷길이 모두 끊기고 해안가 대피명령이 내려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카눈은 제주 서귀포 동남동쪽 약 220㎞ 부근 해상을 시속 19㎞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70hPa(헥토파스칼)이며 최대 풍속은 시속 126㎞다. 현재 위력은 ‘강’ 수준으로 이는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정도의 세기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10시를 기해 제주도 육상 전역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 제주도 앞바다, 남서쪽 안쪽 먼바다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격상했다.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와 남동쪽 안쪽 먼바다에는 이미 태풍경보가 발효 중이다.

본격적으로 태풍 영향권에 든 제주도에서는 바람이 점차 강해지고 해상 물결도 높게 일고 있다. 오후 8시 기준 지점별 일 최대순간풍속(초속)은 한라산 사제비 24m, 고산 21.1m, 새별오름 20m, 우도 19.6m 등이다. 빗줄기 역시 산지를 중심으로 굵어지고 있다. 예보대로라면 태풍은 10일 오전 3시쯤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 있는 출도착 현황판에 '결항' 문구가 떠있다. /뉴스1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도 모두 끊긴 상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166편(출발 84편·도착 82편)이 결항했거나 사전 결항을 결정했다. 86편(출발 42편·도착 44편)은 지연 운항했다.

이날 제주공항에서 운항이 계획된 항공편은 임시 증편한 5편을 포함해 모두 490편(출발 249편·도착 241편)이다. 오후 6시40분 이후 국내선 항공편은 모두 결항됐고, 현재 일부 국제선 항공편만 운항 여부를 최종 조율 중이다. 10일 오후 3시까지는 제주 출발 항공편이 모두 결항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닷길도 일찌감치 끊겼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은 전날 오후 8시부터 도내 항만에 대한 폐쇄 조치를 내려 이날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운항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오는 11일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오전 9시부터는 도내 전 해안가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갯바위·방파제·어항시설·연안 절벽 등에 접근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어선 1940척도 대피를 완료했으며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은 입수가 전면 통제됐다.

일부 학교는 등·하교 시간을 앞당기거나 개학일을 변경했다. 10일에는 등교 예정 학교 35곳 중 15곳이 등교 시간을 늦췄고 3곳은 개학일을 하루 미뤘다. 중학교 1곳도 휴업하기로 했다. 초등 돌봄교실도 전체 110곳 중 39곳이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10일 검정고시 시험 입실 시간 역시 당초 오전 8시20분에서 8시 50분까지로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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