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재난교육에 호신술까지…부랴부랴 ‘안전 대책’
서울 신림동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으로 주민 불안이 커지면서 서울 자치구들이 방범순찰을 강화하고 호신술 교육을 기획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1일 지역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진 서울 관악구는 신림역 일대에 대한 특별 방범 활동에 돌입했다고 9일 밝혔다.
신림역 주변 폐쇄회로(CC)TV를 24시간 전담해서 관제하는 요원을 배치하고, CCTV 32대에 폭력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관제센터에 알리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구역은 자율방범대가 집중적으로 순찰한다.
특히 야간 귀갓길에 동행하는 서비스인 ‘안심귀가 스카우트’ 인력도 추가로 배치했다.
중구는 재난 안전교육에 ‘생활 호신술’을 추가하기로 했다. 자치구 안전보안관 20명을 대상으로 오는 17일 우선 생활 호신술을 교육한 뒤 9월부터는 각 동 자치회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활 호신술 교실도 열 계획이다.
명동·을지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순찰을 강화하고 다중밀집시설은 CCTV 모니터링을 확대한다. 오전 8~10시 출근시간대와 오후 5~8시 퇴근시간대 인파가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동 수상자를 발견하면 동선 정보를 경찰에 즉각 제공하기로 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주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지자체의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책무”라며 “자치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빈틈없이 찾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서와 구청 당직실 간 구축된 비상연락 체계에는 당분간 안전관리 관련 부서를 추가해서 운영할 방침이다. 또 백화점·쇼핑센터 등 명동 내 대규모 점포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점포와 구청, 경찰이 소통할 수 있는 연락체계도 만든다.
성동구도 주민들이 생활 호신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필리핀 전통 무술인 칼리아르니스 동작을 기반으로 한 자기방어기술과 호신용 스프레이, 가스총, 삼단봉 등 다양한 호신용품 사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흉기를 든 괴한과 마주쳤을 때 직접 상대하기보다 주변 사물과 지형 등을 활용해 대응할 시간을 버는 방법도 교육한다.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오는 12일부터 9월2일까지 주말에 진행되는 수업은 매회 15명씩, 총 4회 진행된다. 만 18세 이상 성동구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호신술 교육 외에도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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