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도 안 했는데…잼버리 조직위 “예멘 대원 175명 숙소 준비” 요청에 뷔페 전량 폐기

조직위 측, 피해 지자체·대학에 사과도 안 해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조기 퇴영 과정에서 충남도와 홍성군 등 지방자치단체에 175명 숙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지자체는 혜전대 기숙사에 밤을 새가며 숙소를 마련했는데, 해당 국가 예멘이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9일 충남도와 홍성군 등에 따르면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전날 오전 태풍 ‘카눈’ 북상을 피해 잼버리 대원 5200여명을 충남 18곳 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

홍성에 있는 혜전대 기숙사가 예멘 대원 175명의 숙소로 배정되자 홍성군과 충남도 공무원, 대학 관계자들은 긴급하게 청소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환영 현수막까지 마련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오는 175명의 식사를 위한 출장 뷔페 음식까지 마련했으나 대원들이 언제 출발해 몇시에 도착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조직위 측에서는 인솔자 연락처를 계속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이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예멘 스카우트팀이 입국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용록 홍성군수와 이혜숙 혜전대 총장 등 충남도, 홍성군, 대학 관계자들은 오후 10시 무렵에서야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조직위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자체와 대학 측에 사과 없이 입국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뷔페 음식은 전량 폐기 처분했다.

도 관계자는 “대원들이 오지 않아 상황을 파악해보니, 입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됐다”며 “이들이 왜 리스트에 들어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세계 스카우트 연맹은 지난 7일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전북 새만금 잼버리 영지에서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