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폭스바겐에 첫 전기차 부품 납품…"수조 원 규모"

전기차 품질·성능 좌우하는 BSA 계약
韓, 中, 美, 체코, 인니 이어 스페인 거점 마련 계획

현대모비스 글로벌 전동화 거점 확대 현황.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독일 완성차 제조사 폭스바겐 전기차에 들어갈 전기차 핵심 부품 수주에 성공했다. 주로 현대차·기아와 계약을 맺었던 회사가 해외 완성차 제조사와 대규모 전동화 부품 계약을 맺은 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폭스바겐에 전동화 핵심 부품인배터리시스템(BSA) 납품 계약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BSA는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담길 예정이다. 이 제품은 배터리가 전기차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배터리팩에 전장품과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합친 완제품이다. 전기차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회사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모든 친환경 차량에 쓸 수 있는 BSA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BSA가 들어갈 폭스바겐 차종이나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수조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로 회사는 세계 주요 권역에서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안정적으로 갖추게 됐다. 현재 한국과 중국, 체코에서 BSA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과 인도네시아에도 전동화 신규 거점을 짓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안에 이사회 승인을 받아 스페인 완성차 공장 인근에 신규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013년 친환경차 부품 전용 공장인 충주공장을 가동한 이래 10년 넘게 전동화 핵심 부품 양산 노하우와 품질 경쟁력을 쌓아왔다. 회사 측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 고객 전담 영업 조직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덕분"이라며 "이번 대규모 해외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추가적인 전동화 부품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