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 계좌에도 이런 주식이?...‘과열’ 투자경고 벌써 138건이라는데

작년 전체 지정건수 넘어서
2차전지·초전도체 쏠림 지속
신용거래 과도한 증가도 한몫

한국거래소가 이상 주가과열 방지를 위해 올 들어 지정한 투자경고종목 건수가 이미 작년 전체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인공지능(AI) ·초전도체 등 테마주 열풍이 증시를 휩쓸며 급등주들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8일 기준) 138건(119개 종목)의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해 동안 발생한 134건(116개 종목)보다 많은 수치다. 작년 같은 기간엔 88건(74개 종목)에 불과했다. 시장별로는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이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코스피가 37건, 코넥스가 8건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이상 급등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를 대비해 시장경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주의를 불러일으키고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는 예방조치적 성격을 띤다. 시장경보 제도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투자경고’부터는 실질적으로 투자에 제한이 발생해 투자자들이 지정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투자경고종목로 지정되면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해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하는 미수거래가 제한된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매수도 불가능해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경고종목 지정 시 신용거래가 제한돼 추종매매를 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시장에선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단기 과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에코프로 그룹주’ 주가도 널뛰고 있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단말기에 표시된 지난 7월 23일 에코프로 주가. [김호영 기자]

실제로 올해 투자경고종목 지정 사례(138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종목의 지정 다음 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1.88%로 소폭 약세를 보였다. 다만 종목별로 재료 소멸 여부 등 상황에 따라 차이가 컸다. 조사 대상 가운데 10.8%(15건)는 지정 다음 거래일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16.6%(23건)는 10%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단기 급등 테마 찾기가 올해 증시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투자경고종목도 함께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정 테마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소외되지 않으려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꺼번에 유입돼 과열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종목들을 살펴보면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올해 증시를 강타한 테마주 대다수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사례인 초전도체 테마을 보면 서남, 덕성, 서원 등이 이달 나란히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AI와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 관련주 등도 투자경고종목에 오른 바 있다.

특히 2차전지 종목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를 보면 4월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3월(23건)과 7월(18건)이 뒤를 이었는데 이는 2차전지 관련주가 유독 강세를 보인 시기다. 금양이 올해 3월과 7월 두 번 투자경고종목에 지정됐고 스코DX(7월) 코스모신소재(4월) 코스모화학(3월) 삼아알미늄(3월) 등도 목록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경고종목의 경우 불건전 요인 영향도 있겠지만 주로 단기 급등주 위주로 지정된다”며 “2차전지 등 일부 테마를 위주로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지정 건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신용거래 증가세도 투자경고종목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급등주에 올라타기 위한 빚투가 추가적인 과열을 부른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16조5311억원에서 이달 7일 20조3448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