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을 읽는 두 가지 시선
두 권의 이중섭 책 나란히 출간
최열은 이중섭의 편지들을 독립된 장르로 처음 정의하며 ‘편지화’라 명명한다. 현전하는 이중섭의 편지화 전모를 다 싣고, 시기별 대표작들도 함께 실은 이 책은 그림이 아닌 것으로 치부되던 51점을 모두 펼친 뒤 그림편지와 삽화편지로 나눠 성격을 분명히 했다. 이중섭은 생활고로 인해 가족과 헤어졌다. 1952년 마사코는 다섯살, 네살인 두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떠나는 제3차 송환선에 올랐다. 그해 6월 외톨이가 된 이중섭이 쓰기 시작한 편지가 바로 편지화의 시작이었다.
편지화가 대중에 처음 공개된 때는 1972년 현대화랑에서 열린 ‘15주기 기념 이중섭 작품전’이었다. 이 책은 문자가 조형 요소의 기능을 하는 ‘비둘기와 나비’ ‘낚시’ 등의 대표작을 꼼꼼하게 소개한다. 삽화편지는 글과 그림의 완전한 조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하고, 필치와 필획, 구성에 조형 의도가 살아 있는 이중섭의 편지봉투조차도 하나의 예술이라고 극찬한다.
책 표지로 선택한 ‘두 개의 복숭아’에 대해 최열은 “마치 남편이 아내를 간절히 원하는 사랑의 호소처럼 보인다”면서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그림편지의 특성이라고 했을 때 그야말로 이 ‘두 개의 복숭아’는 절정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중섭, 그 사람’은 일본에서 최초로 출간한 이중섭 평전으로 이번에 번역 출간됐다. 도모코는 서울 특파원 시절 접하게 된 이중섭에 관해 약 7년에 걸쳐 취재한 결과물을 담았다.
도모코는 이중섭을 취재하며 서울과 제주, 부산, 통영을 직접 찾았고 이중섭을 기록한 일본의 다양한 자료도 섭렵했다. 생전 세 차례에 걸쳐 마사코와 밀도 높은 인터뷰를 한 저자는 그녀 집안이 간직하고 있던 미공개 편지 등을 통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중섭의 면모도 들려준다. 마사코는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신혼생활을 했던 원산 시절이라고 회상했고 “전쟁만 없었다면…”이라며 다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자주 드러냈다고 한다.
도모코는 “역사에 이리저리 휘말리면서도 끝까지 사랑을 지켜낸 두 사람은 우리에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글을 다 쓰고 난 후에도 이중섭의 작품이나 두 사람이 나눈 편지를 보면 나는 항상 마음이 충만해지는 느낌이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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