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무허가 건축물 ‘태백산 단군성전’
[KBS 춘천] [앵커]
태백산국립공원에는 '단군성전'이라는 건축물이 있습니다.
30년 전에 공원개발계획의 하나로 강원도비 등 지원을 받아 대대적으로 개축했는데, 아직까지도 건축물 등기가 안 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창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태백산 단군성전은 30년 전인 1993년 대대적으로 개축됐습니다.
시민 성금으로 지은 기존 건물을 당시 태백산도립공원 개발 계획에 따라 강원도 예산을 지원 받아 사실상 새로 지은 셈입니다.
단군제 행사에 필요한 문화재 복원과 공원 자원 조성이 사업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건축물이 등기가 없는 무허가로 확인됐습니다.
[김강산/전 태백문화원장 : "태백등기소에 가서 등기를 떼어봤습니다. 이 건물이 등기가 안 된 거예요. 미등기 상태라 그래 가지고 시에 가서 '왜 미등기냐' 알아보니까 불법 건축물로 돼 있더라고요."]
단군성전이 자리 잡은 땅의 소유권이 문제였습니다.
개축사업 추진 당시, 땅을 소유한 2명이 태백시에 기부채납 하겠다는 말을 믿고 건축물을 먼저 지었는데, 소유자 1명이 갑자기 사망한 것입니다.
땅을 넘겨받지 못한 태백시가 상속 대상자인 자녀들에게 '기부채납'과 '매각' 등을 타진했지만, 동의를 받지 못했습니다.
단군성전 사업 용지를 미리 확보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용선희/태백시 시설사업소장 : "건축법상에 등재를 하려고 하면 그 땅에 대한 부분이 건축물이 들어서면 동의서라든가 이런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그런 부분이 해결되지 않고는 등재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태백산 단군성전은 문서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허가 불법 건축물로 30년 동안 방치됐습니다.
건물 곳곳이 낡고 부서져도, 태백시가 시설 보수 등을 지원할 근거가 당연히 없습니다.
[단군성전 관리인 : "기둥 하나하나가 전부 다 벌레가 먹어요. 벌레가 먹어들어가서 이게 언제 쓰러질지 모릅니다. 저희가 약을 사다가 그 구멍에다 지금 뿌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30년 전에 벌어진 태백시의 황당한 행정 때문에, 태백산 단군성전은 관리 대책을 세울 수도 없는 '유령 건축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환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
정창환 기자 (hwan020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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