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국운동"…독립유공자 오찬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 158명과 8·15 광복절 기념 오찬을 함께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광복군이자 6·25 참전 용사 출신인 김영관 애국지사를 모시고 오찬장에 함께 입장하며 예우를 표했습니다.
올해 백수(99세)인 김 지사는 생존 애국지사 9명 중 한 명으로, 1944년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탈출했고 이듬해 1월 광복군에 입대해 대일 항전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앉은 김 지사에게 "광복군으로 활동하고 6·25 전쟁에도 참전하셨는데 후대가 이를 기억하고 예우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독립운동은 단순히 일제로부터 빼앗긴 주권을 찾는 것만이 아니었다"며 "왕정 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도 아니었고, 공산 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욱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우리 독립운동은 우리 민족을 넘어 인류 전체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다"며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주권 회복 이후에도 독립운동은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경제발전·산업화·민주화로 계속 이어졌다"며 "이제는 국제사회에 책임과 기여를 다 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으로 계승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역에 안장됐던 선열 17위와 미국에 머물던 황기환 지사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한 점을 거론하며 "해외에서 순국한 선열 유해를 한 분이라도 더 고국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는 14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최재형 선생의 묘를 국립서울현충원에 복원하고, 부부 합장식도 거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지사는 "광복회 회원도 심기일전해서 부끄러움 없는 독립 후손의 자존심을 잊지 않도록 각자 행동을 조심해서 '독립운동 후손들은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듣게끔 다 같이 노력하겠다는 약속 드린다"고 화답했습니다.
김 여사는 이날 김 지사에게 국가무형문화재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 장인이 제작한 '무궁화 자수 한산모시 적삼'을 선물했습니다.
건강상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 거주 애국지사 6명(오희옥, 강태선, 이일남, 권중혁, 지익표, 이석규)에게도 고급 모시이불이 별도로 전달됐습니다.
이날 오찬은 독립운동을 테마로 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 고향인 황해도 해산물로 만든 해물냉채, 지복영 선생이 즐겨 먹은 총유병 등 모둠전, 권기일 선생이 처분한 종갓집의 종가 음식인 소고기 떡갈비·전복, 안희제 선생이 동지들에게 나눠줬던 망개떡과 선생 고향인 의령 특산물로 만든 수박화채 등이 차려졌습니다.
오찬 중에는 역사어린이합창단의 태극기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독립운동가 양우조 선생의 손자 양인집 씨와 2020년부터 광복절 기부 마라톤 '815런'을 진행해온 가수 션의 소감 발표도 진행됐습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대통령님께서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라고 건배 제의를 했습니다.
오찬에는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과 이택선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윤형주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등 독립유공자 공훈 선양과 후손 지원 활동을 해온 인사들도 특별초청을 받아 함께했습니다.
송진우 선생 손자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 김구 선생 손녀인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의원, 김좌진 장국 손녀인 김을동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고문, 장진홍 의사 고손인 장예진 양 등도 자리했습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김기태 기자 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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