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격화되는 美·中 패권경쟁… 급부상하는 ‘제3지대’

이우중 2023. 8. 9. 2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과거 이들 양 진영과 거리를 두어온 제3지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라틴아메리카와 중국과 가까우면서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베트남 등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면서 제조업 탈중국의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는 베트남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분석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물자원 풍부한 라틴아메리카
구리·리튬·주석·흑연 다량 보유
각국 녹색전환… ‘기회의 땅’으로
美와 맞닿아 있어 지리적 장점도
‘中 대안’ 베트남도 입지 넓어져
바이든, 관계 강화 위해 방문 계획

미국과 중국 이른바 주요 2개국(G2)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과거 이들 양 진영과 거리를 두어온 제3지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라틴아메리카와 중국과 가까우면서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베트남 등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8일(현지시간) 라틴아메리카는 원래부터 세계에 원자재를 공급해 왔지만 이번에는 각국의 녹색 전환에 힘입어 ‘역사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칠레와 페루는 전선과 풍력발전에 사용되는 구리 세계 매장량의 30%를 차지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광물인 리튬의 절반 이상도 라틴아메리카에 있다. 이밖에 볼리비아는 주석을, 브라질은 배터리 광물인 흑연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로이터연합뉴스
라틴아메리카의 광물자원은 다른 곳보다 채굴이 쉽다는 장점도 있다. 매체에 따르면 리튬의 경우 호주와 중국처럼 바위에서 캐내는 것보다 염호(소금 호수)를 통해 증발시키는 칠레 방식이 비용이 덜 든다.

브라질의 희토류 역시 매장량이 많고 지표면 가까이에 있어 쉽게 캐낼 수 있다. 브라질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중국이 싼 값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면서 희토류 생산을 중단했지만 최근 핵심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서방 국가가 늘면서 새로운 공급처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은 다른 나라들이 비교적 중립적인 이 지역에 투자하는 것을 호의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있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북쪽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제조업 시설과 맞닿아 있다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

기후 변화 가속과 관련 규제는 라틴아메리카에 드리운 위험 요소로 꼽힌다. 올해 초 홍수로 칠레와 페루의 구리 광산이 폐쇄됐으며, 칠레는 구리 채굴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며 글로벌 기업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볼리비아 리튬생산 공장. EPA연합뉴스
미국은 중국 턱밑의 제3지대를 치고 들어가는 중이다. 중국 밖으로 공급망을 이전하려는 각국의 움직임으로 인해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베트남도 그중 하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일 뉴멕시코주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곧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 변화를 원하고, 미국의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견제하면서 제조업 탈중국의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는 베트남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분석된다.

베트남은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 동남아 내 중국의 우방국이다. 미국과는 베트남전에서 전면전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베트남은 2007년 국교를 정상화한 뒤 꾸준히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했으며 올 들어서는 4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난달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각각 베트남에 파견했다.

지난 6월에는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베트남 다낭에 머무르기도 했다. 미·베트남 ‘포괄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라는 설명이지만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베트남과 미국의 밀착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