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자체가 도전" '보호자', 감독 정우성과 '광기' 김남길의 블랙코미디[종합]

유은비 기자 2023. 8. 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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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자' 기자간담회. ⓒ유은비 기자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배우 정우성의 첫 장편 영화 연출작 '보호자'가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남길을 등에 업고 "정우성 표 블랙코미디" 출사표를 내던졌다.

'보호자'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보호자'의 감독이자 주연배우 정우성과 배우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 정우성 ⓒ곽혜미 기자

'보호자'는 배우 정우성의 정우성 첫 장편 영화 연출작이다. 첫 연출작에 힘들었던 점을 묻는 "연출할 때 체력이 가장 힘들었다. 많지 않은 회차지만, 출연과 연출을 병행하다 보니 체력이 버거웠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연출 의도를 묻는 말에 정우성은 "설정돼 있는 이야기는 너무나 클리셰다. 여러 영화에서 봐왔던 설정이고, 액션 장르에서 많이 사용한 소재다. 그래서 이 소재를 계속 재생산해 내고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영화인으로서 정당한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 \'보호자\' 스틸.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어 "영화에 있어서 '구해야 하는 아이를 이용하지 말고, 아이를 나약하게만 그리지 말자. 아이를 인격체로 존재하게 하자'고 생각했다"며 "폭력의 세계를 떠나려고 하는 수혁이 갖고 있는 딜레마를 그리려고 했다. 수혁의 고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폭력적인 상황을 맞닥뜨릴 때 수혁의 상황에서 고민했더니 개성 있는 상황 연출이 이뤄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출 자체가 도전"이라며 "흔한 이야기를 연출하는 방식에 있어서 나의 관점과 태도를 관철하는 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연출 자체는 직무 영역을 확대하는 도전이고, 정우성스러운 연출을 만들어 내는 것도 도전인데 겁 없는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보호자\' 김남길 스틸. 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남길은 성공률 100%의 해결사 일명 세탁기로 불리는 우진 역을 맡아 아이 같은 천진함과 짐승 같은 잔인함을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보여줬다. 정우성 감독은 우진 캐릭터에 대해 "본인들이 행하는 폭력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성숙한 인간들이 귀엽게 보이더라. 블랙 코미디스러운 요소도 보였다. 자기 사고의 흐름에서만 행동하고. 우진이 그 생각을 많이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김남길은 '광기'를 보여줬다는 반응에 "광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평소에 정우성 감독에 하는 에티튜드를 확장해서 보여드리려고 했다. 이런 태도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고 받아들여주는 사람은 정우성 감독님밖에 없었다. 받아들이지 못한 다른 분들은 광기라고 느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기라기보다는 남들의 아픔은 중요하지 않고 내 한 때의 기억에만 빠져서 살고있는 인물이다. 일반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상황은 진지하고 무거운데 우진이만 독단적으로 안 어우러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우성 감독이 '믿어라'고 믿음을 줬다"고 캐릭터에 대한 고민 과정을 밝혔다.

그러나 또다시 광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남길은 "광기를 받아들이겠다"고 인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진아(박유나)와 외형적으로 파트너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진을 컨트롤하는 보호자 같은 느낌이라서 외형적으로 보이는 게 비슷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부적인 거나 정신적인 건 연기로 이야기를 해가면서 맞춰가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박유나와 호흡에 대해 답했다.

▲ \'보호자\' 박유나 스틸. 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제 폭탄 전문가 진아 역을 맡아 김남길과 버디 케미를 보여준 박유나는 "남길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까 어렵더라. 또래면 이야기 나누면서 할 수 있겠는데 너무 대선배여서 이야기를 쉽게 못 꺼냈다. 근데 먼저 말 걸어 주시고 장난도 쳐주셔서 나중에서야 풀어져서 같이 장난도 쳤다"고 호흡에 대해 답했다. 이어 "톤이 워낙 낮으니까 같이 높은 톤이면 날아갈 것 같아서, 보호자처럼 엄마처럼 캐릭터를 잡고 연기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 \'보호자\' 김준한 스틸. 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인자 성준 역을 맡아 의외의 개그 포인트를 책임진 김준한은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주제를 전달하면서도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성준이란 캐릭터가 그런 요소가 많아서 최대한 담아보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기울인 노력을 말했다.

김준한은 감독 정우성과 합을 맞춘 소감 대해 "대한민국의 보물 같은 액션 장인"이라며 "차량 액션 같은 것도 직접 하셨는데 '나는 이번 생에는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그걸 보면서 기쁨과 절망을 함께 느꼈다"고 극찬했다.

▲ \'보호자\' 정우성 스틸. 제공|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보호자는 액션으로 시작해서 액션으로 끝나는 영화. 호텔 로비에서 차로 보여줬던 액션에 대해 정우성은 "성난 황소가 움직이듯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맹수를 에워싸듯이 그런 모습으로 디자인했다"고 답했다.

끝으로 정우성은 "그 타이밍에 내가 연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에 도전한 것이다. 도전을 피하지 않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며 스스로는 굉장히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연출 소회를 밝혔다.

'보호자'는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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