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체류 느림보 태풍…역대 재산피해 1위 루사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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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은 9일 기준 예상대로면 기상청 자료로 경로가 확인되는 1951년 이후 태풍 중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북 종단하는 태풍이 된다.
국내에 상륙한 태풍 중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해 이튿날 동해로 빠져나갈 때까지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관통한 태풍 '루사' 경로가 카눈과 그나마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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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속 15㎞로 보통 태풍의 절반
- 해수온도 상승 탓 위력 더 세져
- 12일 새벽께 한반도 벗어날 듯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은 9일 기준 예상대로면 기상청 자료로 경로가 확인되는 1951년 이후 태풍 중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북 종단하는 태풍이 된다. 전례 없는 이번 태풍은 경로 뿐만 아니라 속도 또한 상대적으로 느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역대급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세와 경로가 예년과 다른 만큼 철저한 대비도 요구된다.
9일 오후 4시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1시간 전 제주 서귀포 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을 지났다. 강도 ‘강’을 유지한 채 한반도로 북상 중이다. 카눈 예상경로는 한반도를 세로로 갈랐을 때 중앙선을 따라 북진하고 있다. 다만 주변국 기상당국 예상 경로는 상륙 후 서편에서 북상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한국 기상청은 상륙 후 동쪽에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 상륙한 태풍 중 2002년 8월 31일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해 이튿날 동해로 빠져나갈 때까지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관통한 태풍 ‘루사’ 경로가 카눈과 그나마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루사는 2002년 8월 31일 하루 동안 강원 강릉시에 870.5㎜ 비를 뿌렸는데 이는 우리나라 기상관측 역사상 일강수량 최고치다. 카눈은 10일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약 40㎞ 부근까지 올라가 11일 오전 9시 평양 남남서쪽 약 30㎞ 부근까지 북상한 이후 12일 새벽 3시 서쪽으로 빠져나가 한반도를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느린 속도로 한국을 관통해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내 상륙시 이동 속도는 시간당 15~25㎞로 시속 30㎞를 넘는 보통의 태풍보다 느려 머무는 시간이 길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루사 역시 시속 15㎞로 전국을 관통하며 재산 피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진 배경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꼽힌다. 고위도 지역 평균 온도가 빠르게 상승해 열대지역과의 온도 차가 작아지자 중위도 지역 바람 세기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카눈은 점차 세력을 키우며 북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카눈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65hPa(헥토파스칼)과 37㎧(시속 133㎞)다. 6시간 전과 비교하면 중심기압은 낮아지고 최대풍속은 빨라졌다. 태풍이 육지 옆을 지나면 지표면과 마찰을 빚어 세력이 약해지기 마련이지만, 카눈은 오히려 세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경로상 바다의 해수면온도가 27~29도로 높고 해양열용량이 태풍 세력 유지·강화에 충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카눈은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서쪽 30㎞ 지점에 이르겠다. 상륙 시에도 강도는 ‘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을 토대로 계산하면 카눈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시간은 18시간 이내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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