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잼버리 파행은 전북 탓”···대대적인 감찰·수사 예고?
국민의힘은 9일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파행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전라북도의 탓으로 돌렸다. 책임론에 대한 기존의 조심스러운 접근에서 벗어나 공세적으로 전북도에 책임을 전가했다. 행사 종료 후 정부와 사정기관이 전북도에 대한 대대적인 감찰과 수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애당초 (잼버리) 공동위원장에 여성가족부 장관이 들어가 있을 뿐 실제 행사 준비 및 주도는 전라북도가 해 왔다”면서 “그런데도 이제 와 중앙정부를 탓하고 있으니 이대로라면 지방자치의 미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지방이 여러 권한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면서 “그런데도 무책임한 태도로 정부 탓이 계속된다면 오직 국민을 위해 이를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일 잘못됐다고 도와주는 사람을 비난하는 몰염치”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잼버리 사태는 지난 10년간 직접적으로 1000억원이 투자됐고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까지 포함하면 수조 원이 들어갔다”면서 “감사원 감사, 필요한 경우에는 예산의 부적정 사용에 대한 수사와 국정조사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잼버리의 책임기관 중 핵심은 누가 뭐라 해도 전북도”라며 “전북도의 전·현직 기관장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 정부다. 지방에서 추진하는 일에 관여하기보다는 재정·행정적 지원을 우선으로 한다”며 “그런데도 중앙정부 탓을 한다면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소소한 행사 유치마저 전부 중앙정부가 컨트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만금 잼버리는 전북지사가 집행위원장이니 전북도가 주관하고 사실상 실무를 주도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잘 할 거라고 해서 중앙정부는 관련 예산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가족부 재정과 인력을 보라, 여가부가 잼버리를 주도할 수 있을까?”라며 “주도할 수 없다. 지원한 것”이라며 잼버리 파행에 중앙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당의 전북도 때리기는 책임론에 대한 기존의 신중한 입장에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미흡했던 점은 잼버리 일정을 다 마치고 나면 차근차근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며 “지금 여야가 다툴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7일에는 “현 정부·여당이 이번 잼버리 준비에 조금 더 철저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어떤 정권 차원의 문제로 정쟁화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정책위의장도 지난 7일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라며 “실패하면 우리의 실패”라고 말했다.
앞서 이원택 민주당 농어민위원장은 이날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 특별법 23조를 보면 조직위원회와 도지사는 잼버리 관련 시설 설치·이용·사후 활동 종합계획을 수립해 여가부 장관의 승인을 받게 돼 있다”면서 “(잼버리 파행은) 여가부와 조직위원회, 정부의 유기적인 연결이 작동되지 않아서 나온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무능한 행정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잼버리 관련) 국정조사가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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