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코앞인데…부실한 ‘도시 침수지도’
[KBS 대구] [앵커]
태풍 '카눈'으로 많은 비가 예보되면서 도심도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데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가 각종 재해지도를 작성했지만, 내용이 부실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주민 7명이 숨진 경북 포항 인덕동입니다.
하천 범람과 빗물펌프장의 용량 부족 등이 겹쳐진 참사였습니다.
그러나, 극한 강우 조건에서 도심 빗물처리 용량이 초과될 경우 침수 피해 범위를 예측하는 '도시침수지도'에 이곳은 빠져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도를 제작한 지 7년이 지나도록 침수 예측이 마무리된 곳은 전국 읍면동 천6백여 곳 중 2백여 곳, 전체의 15%도 되지 않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시범사업으로 사실은 2016년에 착수를 해서 일부 지역만 그리던 중이었던 거고요. 작년에 수해가 크게 나면서 부각이 돼서 2025년까지 (전국 읍면동에 대해 제작할) 계획이 있습니다."]
자치단체별로 과거 침수 피해지역을 기록하는 '침수 흔적도'도 부실합니다.
노란 점으로 표시돼 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렵고 침수 원인과 시간 등 주요 정보는 빠져 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지금 (공시자료) 업데이트를 그런 부분에서는 보완하려고 하고 있고요."]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침수 예상 지역을 주소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찌감치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 수집 등 투자가 부족하고 집값 하락 민원 등으로 공개하기 쉽지 않습니다.
[정영훈/경북대 건설방재공학과 교수 :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 침수지도에 따라서 홍수보험을 들어야 해요. 우리나라는 만약에 그런 것을 공개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동산에서 난리가 나겠죠."]
사후약방문식 재난 관리에서 벗어나 재해지도 활성화 등 예보·경보 시스템에 대한 대책 보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백창민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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