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막냇동생 양심선언에 흐느껴…온가족에 버림받은 건 아냐"
방송인 박수홍의 막냇동생이 친형 박진홍 씨 부부의 횡령 혐의 공판에 참석해 "동생들은 착취의 대상"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박수홍의 반응이 전해졌다.
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박수홍 친형 박모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7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박수홍 막냇동생 A씨는 증인 신문에 나섰다. A씨는 박수홍과 박수홍 친형, 그리고 박수홍 부모님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별다른 입장을 밝힌 적은 없었다.
재판에서 A씨는 "동생들이 왜 이런 일로 고통받아야 하는 지 이해 못하겠다. 이런 이슈로 사람들에게 피로도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족들과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감정을 일으킨다"며 "이런 표현까지는 쓰고 싶지 않았는데, 동생들은 착취의 대상이다. 이용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A씨는 자신도 알지 못했던 통장이 개설됐고, 이 통장에 라엘과 메디아붐의 급여가 입금되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몰랐다고 했다. 이번 사건으로 통장의 존재와 자신의 통장이 횡령에 이용됐단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A씨는 자신을 1992년부터 30년간 방송작가 프리랜서로 일해왔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라엘 웨딩업체에서 연예인 예식 업무를 도왔으나 연예기획사 관련 일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는 라엘과 메디아붐에서 일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라엘과 메디아붐은 박수홍 친형 부부가 운영해온 회사다.
재판 이후 박수홍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동생이 재판장에 나와서 '결국 이 사단은 모두 다 큰형 때문에 이뤄졌다. 우리 가족이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건 박수홍의 공이 크고, 박수홍이 큰형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오센에 전했다. 그는 이어 "재판의 쟁점이었던 통장은 모르는 일이라더라"라고 덧붙였다.
노 변호사는 "동생 분의 증언은 박수홍 씨의 의견을 보강하는 증거로 활용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박수홍씨가 모든 가족에게 버림받은 게 아니라는 게 크다. 가족 내에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양심이 있는 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 분이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걸) 피하게 된 이유가 가족 내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큰 상처를 받았다. 무슨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였다"며 "그래도 동생이 용기내서 이야기한 점은 '수홍이 형을 존경하고, (형은) 누구보다도 진실됐고 효자로서 부모님께 잘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 변호사는 "(동생의 증언은) 박수홍 씨와 협의가 돼서 나온 건 아니다. 2년간 연락이 안됐기 때문에 양심선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막냇동생 증언에 대한 박수홍의 반응에 대해서는 "모바일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박수홍이)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흐느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증언에서 의미가 있던 게 '첫째 형이 가부장적으로 결정해왔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박수홍 씨의 공이 크다. 나는 형을 존경한다. 형은 누구보다 부모님에 효자였다'는 부분"이라고 했다.
노 변호사는 다음 재판에 박수홍의 부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며 "어머니는 증인신문 대상이 아니셨기에 (출석을) 예상하지 않고 있었다"며 "피고인 측 신청이 받아져서 어머니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가 쟁점일 것 같다. 피고인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실 것 같다고 예측하는데, 나름대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수홍 친형 박진홍 씨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 등 2곳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62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진홍씨는 변호사 선임 목적의 횡령은 인정하면서도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의 증거 목록 대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박수홍은 지난 4월 19일 4차,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친형 부부 변호인의 반대 신문을 소화하며 친형 부부의 엄벌을 원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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