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최대 매출 이끈 '쿠팡식' 플라이휠의 실체
쿠팡 2분기 역대 최대 매출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쿠팡 락인 고객 2000만명
로켓배송‧프레시 등 고성장
신사업 역성장 풀어야할 과제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이 됐다." 쿠팡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과 4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58억3788만 달러(약 7조6949억원)로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0억3782만 달러) 대비 15.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억4764만 달러(약 1949억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이자 4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다. 그만큼 쿠팡에 '락인(Lock-in)'한 고객이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 최대 실적 배경 = 실제로 2분기 쿠팡에서 한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활성고객' 수는 1971만명으로 전년 동기(1788만명) 대비 10.2% 증가했다. 고객 1인당 매출액도 같은 기간 4.9%(282달러→296달러) 늘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번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다년간 독보적인 투자와 고객 경험, 운영 탁월성에 집중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놓치지 않았다"면서 "매출과 활성고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플라이휠(성장 선순환)'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이휠은 아마존식 성장전략이다. '제품→소비자 경험→방문자 수 증가→판매자 수 증가→제품 종류 증가'란 한축, 플랫폼 성장→낮은 판매가격→고객 경험'으로 이어지는 또다른 축이 중심이다. 이를테면 성장 선순환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다만, 이게 정말 고객에게 좋은 경험만을 주는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 풀어야 할 과제 = 어쨌거나 쿠팡은 2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쿠팡의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사업·핀테크를 비롯한 신사업 부문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올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매출액은 56억8159만 달러(약 7조5025억원)로 전년 동기(48억7753만 달러) 대비 16.4% 증가했다. 반면 신사업 부문 매출액은 같은 기간 2%(1억6029만 달러→1억5629만 달러)가량 감소했다.
특히 신사업 부문에서 조정 에비타(Ebitda) 기준 손실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쿠팡의 멤버십(와우 멤버십) 고객에게 '쿠팡이츠(음식 배달 서비스)' 이용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비용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10월 본격 진출한 대만에서 사업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쿠팡이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쿠팡이츠' 등의 신사업이 성과를 내기엔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고 설명했다.[※참고: 에비타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나타내는 숫자다. 조정 에비타는 여기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쿠팡 측은 성장을 위해 신사업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범석 의장은 "대다수의 와우 멤버십이 쿠팡이츠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만에서도 빠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어 높은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운 쿠팡, 과연 신사업을 또다른 동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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