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선들 대피… 태풍 카눈 ‘초비상’ [현장, 그곳&]

박주연 기자 2023. 8. 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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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30m 강풍, 100㎜ 비 예보
1천715척 정박… 운항 통제 등
市, 24시간 비상근무체제 돌입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한 9일 오전 인천 중구 영종도 덕교항 앞 육지로 마시안 어촌계 어선들이 옮겨져 있다. 중대본은 10일 오전 태풍 '카눈'의 남해안 상륙을 예상하면서 각급 행정기관 등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장용준기자

 

“바람이 강한 태풍이라서, 아예 배를 육지로 올렸습니다.”

9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 중구 덕교항. 어민들이 제6호 태풍 ‘카눈’에 대비하려 항구에 묶여있는 배를 아예 크레인에 묶어 항구 밖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보통 태풍이 와도 항구에 배를 정박하면 대피가 끝나지만, 이번 태풍은 강풍 때문에 배끼리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 뭍으로 끌어올려진 30척의 선박은 선착장 위와 인근 주차장으로 옮겨져 태풍에 대비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 삼목항도 대피한 30여척의 어선으로 가득찼다. 10여척의 어선이 삼목항 방파제 위로 올라가 대피해 있기도 하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한 9일 오전 인천 내항으로 중부해경청 경비함정들이 피항해 있다. 중대본은 10일 오전 태풍 '카눈'의 남해안 상륙을 예상하면서 각급 행정기관 등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장용준기자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내항에는 태풍을 피해 해군의 함정 수십여척이 일찌감치 정박했다. 또 중부해경청 경비함정 20여척은 강풍에 대비, 아예 3척씩 묶어 정박했다.

남동구 소래포구도 태풍에 대비해 20여척의 어선들이 항구에 묶인 밧줄 이외에도 배끼리 서로 밧줄을 묶어 동여매고 있다. 신영철 소래어촌계장은 “어제부터 선박 고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아예 항구 앞 컨테이너에서 야간 보초를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풍 카눈이 대한민국 관통을 앞둔 가운데, 인천의 크고 작은 항구에서 대피가 이뤄지는 등 비상이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어선출입항종합정보시스템 상 지역 등록 어선 1천715척 모두가 태풍을 피해 정박했다. 또 해군과 해경의 함정 70여척도 내항에 피항했다.

앞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천운항센터는 이날 새벽부터 인천~백령도, 연평도 등 12개 항로의 여객선 16척에 대한 운항을 통제했다. 이들 여객선은 모두 경인 아라뱃길 경인항 등으로 대피해있다.

해경 관계자는 “태풍으로 어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기 피항을 유도했다”며 “태풍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비상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인천시도 지난 8일부터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을 찾아 잔교 등을 점검했다. 유 시장은 “태풍으로 인한 인명 및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사전 준비를 하겠다”며 “특히 지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재해우려지역을 중심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카눈은 10일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하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도권기상청은 이에 따라 인천에서 10일 19~100㎜의 강우량과 초속 16~30m의 강풍을 예보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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