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으로 수익 못내는 이통3사… 5G 성장 둔화세 뚜렷
이동통신 3사가 2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었지만 본업인 통신사업의 수익성은 뒷걸음쳤다. '불황형 성장'에 빠진 이들의 앞에는 정부 규제와 5G 성장세 둔화라는 과제가 놓여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SK텔레콤 4634억원, KT 5761억원, LG유플러스 2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25.5%, 16% 증가했다. SK텔레콤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로 호실적을 거뒀다는 평을 받는다. 3년 연속으로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원 돌파도 점쳐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동통신사가 불황형 성장 형태를 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불황형 성장은 수출과 소비가 모두 부진했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들면서 경제 수치가 증가한 현상을 뜻한다.
올 2분기 SK텔레콤은 4조3064억원, KT 6조5475억원, LG유플러스 3조4293억원의 매출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3.7%, 1.6% 증가에 그쳤다.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비용을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난 모양새다.
특히 이동통신 3사 사업 근간인 무선 매출 성장률은 더욱 지체되고 있다. SK텔레콤의 2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2조6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성장에 그쳤고, KT는 1조5620억원으로 같은 기간 0.8% 증가에 머물렀다. LG유플러스는 1조49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 올랐다.
ARPU(가입자평균매출)가 낮아지는 점도 주목할 만한 수치다. APRU가 높다는 것은 고가 요금제 사용자가 많거나 부가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는 의미다. 태블릿PC나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 기기 등이 늘어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올 2분기 SK텔레콤의 ARPU는 2만9920원으로 전 분기(3만101원)에 비해 0.6% 줄며 처음으로 3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LG유플러스 또한 2만8304원으로 전 분기(2만8715원) 대비 1.4% 줄었다. KT만 유일하게 3만3948원으로 전분기(3만3771원)에 비해 0.5% 소폭 상승했지만, IoT 등 회선은 제외한 수치라 이를 포함하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고APRU의 5G 가입자가 늘어나는 IoT 회선에서 어느정도 APRU 감소를 방어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진 않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돼도 LTE에서 5G 전환율보다 5G에서 5G로 전환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형 SKT 통합마케팅전략담당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하반기 플래그십 단말이 출시돼도 5G가 성숙 단계에 진입해 5G에서 5G로 넘어가는 고객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5G 유치 경쟁이 크게 격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5G 전환 대상 고객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5G 가입자는 이미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LTE에서 5G 전환율은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말 기준으로 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는 SKT 1467만명(63%), KT 928만명(68%), LGU+ 669만명(57%) 순이다.
이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일환으로 통신사향 5G 단말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그간 통신사는 자사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5G 단말의 경우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비 인하 압박도 악재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3사에 5G 중간요금제 신설과 저렴한 청년·어르신 전용 요금제 출시 등 요금 인하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부터 5G 중간요금제·청년·시니어 요금제가 도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2분기 출시된 중간요금제 등의 영향은 이번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올 3분기 무선 사업부문 실적은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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