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위한 건국운동… 선열들 기억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에게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또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었다"며 "우리 민족을 넘어서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제78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이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청와대 영빈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 158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이같이 말했다. 오찬에는 이종찬 광복회 회장 등 광복회원 148명과 특별초청 대상자 10명이 참석했다. 특별초청 대상자로는 국무총리를 지낸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과 이택선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달리기 행사를 진행한 가수 션, 윤동주 시인의 육촌동생인 윤형주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독립유공자 송진우 선생의 후손인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 김구 선생의 손녀인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김을동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고문, 장진홍 의사의 고손인 장예진 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미 이사장이 "지금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두고 갈라져 싸우는 분위기 같다. 이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은 (독립을 위해) 힘을 합쳤었는데 후세 일부가 이간질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자 "김구 선생이야말로 가장 공산주의에 반대한 분이다. 후세 사람들이 편을 나눠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황식 전 총리와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이승만 기념관 건립도 당부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6월 출범한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으나 이 자리에서는 "기념관 설립뿐만 아니라 운영까지도 세심하게 살피겠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의 계속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라며 "우리의 독립정신이 국제사회에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으로 계승되고 있다. 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연대해 전 인류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적극 기여하는 국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생존 애국지사인 김영관(99) 지사와 오찬 행사장에 같이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김 지사는 광복군으로 활동하고, 6·25전쟁이 발발하자 국군으로 자원 입대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킨 참전영웅"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 러시아의 최재형 선생 묘를 서울 국립현충원에 복원하고, 부부 합장식도 거행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앞으로 해외에서 순국하신 선열들의 유해를 한 분이라도 더 고국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는 오찬에 앞서 김 지사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무궁화 자수 한산모시 적삼'을 선물했다. 한산모시 적삼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인 방연옥 장인이 제작한 것이다. 건강상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 거주 애국지사 6명(오희옥, 강태선, 이일남, 권중혁, 지익표, 이석규)에게는 고급 모시이불을 별도로 전달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오찬 행사는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며 "국군 의장대와 군악대는 오늘 오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최고의 의전으로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오찬 참석자들의 소감도 전했다. 김 지사가 먼저 윤 대통령에게 오찬 초청에 사의를 표하며 "광복회 회원들도 심기일전해서 국민들이 독립운동 후손들은 다르다는 말을 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원하고자 난 2020년부터 '815런'이라는 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인 가수 션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 후손들을 끝까지 예우하는 것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그 누군가가 나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서 매년 81.5km를 달리고 있다"고 캠페인을 소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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